지난 두달 내내 시골 부모님에 와서 농사일을 돕고 있다. 요즘은 농사일도 하면서 잠시 집수리하는데 끌려다니고 있다. ㅠ.ㅠ


부모님께서 노후에 살 곳을 찾다가 김제 금구라는 동네로 고향 근처 마을의 집을 구입했다. 5년후엔 이 집에서 살 계획이라고 한다. 그 전에 하나둘씩 집을 고쳐나가시려고 한다고 한다. 위치는 너무 맘에 든다. 호남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아주 가깝다. 500미터정도 될려나... 그리고 전주까지 차로 20분이면 가능하다. 교통은 이보다 좋을 수 없다.


오랫동안 빈집이어서인지 집 상태가 썩 좋지는 않다. 버릴것은 버리고 태울것은 태우고 쓰레기 치워도 치워도 너무 많다. ㅠ.ㅠ

현재는 생활할 수 있는 방 하나만 둔채 나머지는 모두 고칠 생각이라 벽도 여기저기 다 뚫려있고 엉망이다.


어릴적부터 아버지는 새로 이사가면 집 실컷 짓고 다른데로 이사가고.. 집 짓고 이사가고.. 반복이었다. 나도 좋은 새집에 살고 싶은데 다 짓고 나면 이사가서 다시 쓰러지기 직전의집에 살아야 했다. 그래서인지 아파트에 사는게 너무 부러웠던적도 있다. 지금은 아파트에서 살으라고 해도 살고 싶지도 않고 답답해서 못살꺼 같다. 오디오를 듣지 못하는 아파트는 내겐 감옥 같을거 같다.


오늘은 아침부터 일어나자마자 집 주변의 배수로를 만들기 위해 근처 큰 철물점에서 구멍뚫린 100mm 관을 사왔다. 그리고 근처 동네에 살고 계시는 큰아버지댁에 들러 1톤 트럭을 빌려 자갈과 흙등 골재를 파는 곳에 가서 자갈을 트럭에 가득 싣고 왔다. 자갈을 뾰족하게 솟아 오를만큼 한가득 실었다. 너무 많이 실어서 트럭의 타이어가 터지려고 한다.


집으로 오는 길에 근처 농협에서 운영하는 로컬푸드에 들러서 이 곳에 일하면서 머무는 동안 먹을거리를 약간 샀다. 마침 딸기를 할인 판매하길래 딸기 2kg 한상자와 쌀을 구입했다. 근데 집에가는 차안에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뭔가 계산이 맞지 않는다. 5,500원에 할인 판매하던 딸기를 할인가가 아닌 7,000원 정상가격으로 계산한것이다. 그래서 1,500원을 위해 다시 차를 되돌려 농협에 다시 갔다. 판매했던 직원에게 사정 얘기하니 확인후 나머지 금액을 돌려 받았다. 그리고 온김에 할인하던 딸기를 두 상자 더 구입했다. ㅠ.ㅠ 딸기가 이제 3박스이다. 당분간 딸기는 원없이 먹을 수 있겠다. ㅎㅎ


집에 오자마자 트럭의 자갈을 마당에 쏟아 내리고 트럭은 큰아버지댁에 다시 가져다 드리고 왔다.

아침 7시부터 이것저것 하다보니 10시가 되어버렸다. 아침 10시인데도 벌써 덥다. 땀범벅이다. 집에 돌아와 아침겸 점심을 먹었다. 후식으로 딸기도 먹고 ㅋㅋ


식사 후 잠시 쉬고 집 주변에 물이 바로 빠질수 있게 배수관을 묻을수 있게 땅을 파고 관을 넣고 연결한 후 그 위에 자갈을 덮었다. 후다닥!!

옆집 할아버지와 이웃 몇분이 오시더니 무슨 일을 벼락같이 뚝딱 뚝딱하냐고 하신다. ㅋㅋ


모두 하고 나니 오후 3시이다. 헥헥..

이제 하던 일은 대충 마무리 하고 다시 순창에 있는 집으로 간다고 한다. 내일은 비가 오니 일하기 어려우니..

다음주에 다시 와야한다.


오후 4시 .. 순창으로 돌아왔다. 운전은 항상 나의 몫이다.수동 운전은 오랫만에 원없이 하고 있다.

집에 오자마자 아버지는 피곤하신지 등에 파스 붙히고 누우셨다. 무리하시긴 했지.. 나도 이렇게 힘든데;;;


나도 좀 쉬다가 좀 시원해졌길래 블루베리 물 주러 다녀왔다. 이틀동안 물을 주지 못해서 오늘 한번에 듬뿍..-.-;

밤나무 밭에 풀들도 뽑아주고 7시에 집으로 고고씽..


저녁은 어머니께서 카레를 먹게 돼지고기를 사오라고 한다.

근처 동계라는 큰 동네 정육점에 차타고 가서 돼지고기를 몽땅 사왔다.


오늘 저녁엔 카레라이스와 지난주 인터넷에서 구입한 훈제 오리까지 준비하셨다. 집 고치러가서 그동안 김치만 먹었는데 오랫만에 제대로 식사를 했다.

순창 VS 김제

지금 살고 있는 순창 동계와 김제 금구는 여러가지면에서 많이 다르다. 순창은 산악지형이어서 밭이 많다. 산골 시골같은 느낌이다. 여름이면 반딧불도 볼 수 있다. 몇일 전 밤에 집 뒷쪽에 갔다가 반딧불처럼 보이는 반짝이는 것이 보여서 자세히 보니 반딧불 애벌레가 불빛을 내뿜고 있다. 시간이 좀 더 지나면 어른 반딧불이 되겠지!!

그리고 독특한건 이 마을 사람들은 가축을 전혀 기르지 않는다. 그 흔한 개 한마리 없다. 소도 돼지도 닭도 없다. 동네 근처에 소 농장이 들어오려고 했었는데 동네 사람들이 반대해서 못 들어왔단다. 가축이 없으니 날벌레들이 없다. 모기도 별로 없는듯 하다. 너무 조용해서 좋다. 개 짖는 소리가 안들리니 이리 좋을 수가..


반면.. 김제 금구는 산이 없는 평야지대로 논들이 끝이 보이지 않게 펼쳐져있다. 얼마전 큰아버지께서 모내기 하는일에 우리 아버지도 가서 거들었다고 한다. 근데 200마지기를 모내기를 하느라 2주나 걸렸다고 한다.

땅을 파보면 다른 지역과 많이 다르다. 이곳은 땅을 파면 돌이 하나도 없는 황토흙이다. 땅파기는 쉬워서 좋다. 자갈밭에 익숙해져서 인지 황토흙은 껌이다. 그래서 밭보다 논에 적합한거 같다.

그리고 이 동네는 무슨 개를 이리 많이 키우는지 밤새도록 짖어댄다. ㅡ,.ㅡ;

밤에 산책하려고 해도 개들이 짖어대니 맘대로 돌아다니기도 민망하다.


지금 고치고 있는 집 마당에 불을 질러서 까맣다.

나중에 나무 아래 벤치와 테이블을 놓아두면 좋을거 같아 보인다.

마당 앞에는 논들이 펼쳐져 있다. 지난번에는 모내기 전이어서 물만 가득했는데 지난주 모내기를 했나보다.


지난주에는 오른쪽 옆집과 가까운쪽 경사진곳이 허물어져있어서 큰 돌과 벽돌을 쌓아 무너지지 않게 시멘트로 발라주었다.


집 주변과 마당에 풀이 너무 많이 자라 예초기로 모두 베고 모아 태운 후 마다에 제초제까지 뿌렸다.


집 마당에서 바라본 풍경

산이 없는 드넓은 평야가 눈앞에 펼쳐져 있다.


나를 괴롭혔던 옻나무들 두그루가 마당에 심어져 있다. 맘 같아서는 뿌리채 뽑아서 태워버리고 싶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