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학창시절 나의 가장 소중한 물건은 카세트 워크맨이었다.

공부할때도 이어폰을 귀에 꼽고 있었고, 야간 자율학습 시간은 온전히 카세트에 몰두한 시간이었다. 심지어는 수업시간에도 몰래 음악을 듣기도 했다. 워크맨이 고장날까.. 도난당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 & 애지중지 했다.

시간이 지나 음악 감상을 위한 도구는 카세트 워크맨에서 휴대용 CDP 로 바뀌었고 이후에는 MP3 플레이어가 그 위치를 차지했다. 카세트 테잎과 플레이어는 이제 아무도 찾지 않는 구시대의 유물이 되었다.

오늘 집에서 스테플러를 찾다가 어느 책상 서랍에서 나의 오래전 친구인 카세트 플레이어를 발견했다. 아직까지 이게 남아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카세트를 보고 있으니 나의 오래전 학창시절의 시간으로 나를 데려다 준다. 그 카세트가 함께 했던 시절의 친구들, 선생님, 학교, 교실, 드래곤볼, 소년챔프 만화책, 무협지, 맞은편 여학교의 여학생, 학교앞 미용실, 수학여행, 교련수업, 수학여행 가기 몇일 전 두발 검사때 선생님께서 바리깡으로 내 머리에 고속도로 삭발한 일(머리를 밀리고 교련 모자를 쓰고 집에 가야했다. ㅠ.ㅠ 당연히 다음날 머리를 삭발했다. 고속도로 난 상태로 다닐수는 없잖아.. ) 학교에 등교하던 길, 체력장 보던 날, 점심시간의 족구 등등 수많은 나의 잠자던 기억들을 생각나게 한다. 지금 학생들로서는 상상할수도 없는 일들이 많기도 했다.(우리 전에는 더 했겠지만..) 화장실에서 담배피우다가 걸린 학생들은 허벅지와 종아리를 몽둥이로 맞았는데 얼마나 세게 때렸는지 피멍은 기본이고 살이 터져 피가 흐르기도 했다. 어떤 한 친구는 맞으러 가기 전에 맞을 예상 부위에 붕대를 칭칭 감아서 간적도 있다. 붕대로 한겹 두껍게 하면 덜 아플줄 알고.. 하지만 아무 효과가 없다고 한다. 더 아팠다고 하면서 다시는 붕대를 사용하지 않았다. 학력고사 시험이 얼마 남지 않은 시기에 같은반 친구였던 두 친구가 선생님의 차에 욕으로 도배한 락카칠을 한적이 있다. 한 친구는 성적이 상위권으로 모범생이었는데 그 일로 두 친구는 모두 다른 학교로 전학 보내진 일도 있다.

카세트 플레이어를 사용하던 시절 일본의 전자제품 메이커들이 인기가 많았다. 요즘 학생들이 스마트폰에 열광하듯이 그때는 카세트 플레이어가 그랬다. 소니, 파나소닉, 아이와 등등.. (내가 맨 처음 사용한 카세트 플레이어는 중학교때 사용했던 도시바의 휴대용 카세트 플레이어이다. 라디오 기능이 굉장히 특이했다. 요즘의 카팩과 비슷한 방식이었다.)

나는 이들 일본 전자제품 브랜드 중에 아이와를 가장 좋아했다. 다른 브랜드의 제품들도 모두 사용해보았지만 아이와 제품이 묵직한 소리도 좋았고 버튼도 마음에 들었고 특히 각진 모양의 디자인이 좋았다.

지금 다시 봐도 그리 촌스러워 보이지는 않는다. 그 당시의 삼성 엘지 등 우리나라 제품들은 .. 비교하기에도 민망한 수준이었다. 디지털 버튼 기능이나 리모콘도 없던.. 지금은 완전 전세가 역전되었지만..

대학에 입학하고 1학년때 아르바이트로 첫 월급을 타서 고등학교와 중학교에 다녔던 두 여동생들에게 최신 휴대용 카세트 플레이어를 사서 선물을 했다. 부모님께는 뭘 선물했는지는 기억도 안난다. ㅠ.ㅠ 나 역시 학교 다닐때 그렇게도 갖고 싶었고 좋아했던 건데 동생들도 마찬가지일꺼라고 생각했다. 그 당시에 소니와 파나소닉의 카세트를 구입했다. 동생들은 그 기억이 크게 남아 있는지 요즘도 종종 그 카세트 얘기를 하고는 한다.


아이와 워크맨


SONYLOVE

아이와 워크맨

AIWA 아이와 카세트 - 상태가 그리 좋지는 못하다.

오래전에는 제품 사진의 배경을 하얗게 하려고 흰 종이를 깔기도 하는 생쇼를 했지만 이젠 그럴 필요가 없다.

배경을 마술봉으로 선택해서 삭제하고 PNG 로 저장해 업로드하면 간단하다.

아직 많이 미숙하지만 익숙해지면 좀 더 자연스럽게 될꺼 같다.

SONYLOVE

아이와 워크맨


SONYLOVE

아이와 워크맨


SONYLOVE

아이와 워크맨


SONYLOVE

아이와 워크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