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실의 몰락

2017. 6. 12. 11:59

내가 사는 이 곳에서 주로 재배하는 나무는 밤, 감, 매실, 은행, 꾸지뽕 등이 있다.

요즘 한참 매실이 익어가고 수확이 눈앞에 다가왔다. 하지만 매실을 재배하는 분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가 않다.

매실의 수요가 줄어서인지 매실의 가격도 폭락해 농협에서의 수매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판매할 곳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그나마 개인적으로 구매하는 사람들에게 판매라도 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판로가 막혀 매실을 수확하는 인건비도 건지지 못할 지경이라고 한다.

우리집도 가족들이나 주변 친지분들에게 보낼 정도의 필요한 만큼을 수확할 정도의 나무만을 남겨두고 지난해 대부분의 매실나무를 베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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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실의 몰락

매실은 그런 사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열매가 많이도 열렸다.

이런 매실의 몰락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듯 하다.

지난 몇해 동안 일부 언론에서 매실에 관한 좋지 않은 기사들을 계속 내보내고 있어서 좋지 않은 인식이 생긴것 같다. 이로 인해 수요도 크게 줄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기후 온난화로 인해 매실을 재배할 수 있는 지역이 확대되었다. 남부지방 일부를 중심으로 재배되던 매실이 점점 전국적으로 재배되고 있다. 이 지역에서도 산과 밭, 길가 도로변 공유지에 까지도 매실나무가 보이지 않는곳이 없을 정도이다.

재배하기 쉬워 돈이 되는 것이라면 너나 할꺼 같이 모두 뛰어드는 바람에 매실의 생산량이 크게 증가되었다. 이건 사실 매실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모든 업종에서 발생하고 있는 아주 흔한일이다. 방송을 타고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는 식품이라고 하면 모두 한꺼번에 달려든다. 과거에 꾸지뽕도 그랬고, 최근 아로니아도 비슷한 모습이며, 많은 것들이 그 과정을 거쳤다.

채소들의 경우 그 정도가 심해 지난해 가격이 폭등한 채소를 그 다음해에 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모두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작물을 모두 심는다. 결국 지난해 비쌌던 채소는 올해는 폭락하게 된다. 채소같은 일년생 밭작물 같은 경우는 한해만 열심히 키우면 되지만 나무는 그렇지가 않다. 작은 나무 묘목을 구입해서 몇년간 거름을 주고 풀도 베어주고 애지중지 키워 열매를 수확하려면 보통 4~5년은 걸린다.

꾸지뽕의 경우 한참 인기가 있던 시기에 시작한 주변 농가의 경우 이제 수확할 시기를 앞두고 판매할 곳이 없어 결국 나무를 모두 베어내고 다른 나무를 다시 심는 경우도 있었다.

매실도 꾸지뽕과 비슷한 길을 걷는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올해초부터는 이웃 분들도 매실나무들을 베어내고 다른 나무들로 다시 심는 중이다.

매실의 전성시대는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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