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를 하면 여러가지 농기계들과 농사 관련 자재들이 필요하다. 경운기부터 트랙터, 이앙기, 탈곡기, 관리기, 예초기 등의 농기계들과 호미, 낫, 삽, 괭이 등의 농기구들도 필요하고 본격적으로 농사가 시작되면 고랑에 잡초가 자라는걸 막기 위해 검은 비닐도 필요하고 잡초들을 제거하기 위해 제초제와 해충들을 막기 위한 살충제 등의 농약들도 구입해야 한다.

농약을 나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가능하면 사용하지 않고 농사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현실은 농약이 없이는 수확이 거의 불가능하다. 물론 농약이 필요하지 않은 작물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열매를 수확하는 과일의 경우 농약을 하지 않으면 병이나 해충의 피해로 건질 게 없을 정도로 피해가 심각하다.

이곳에서 재배하는 과일이 아닌 다른 과일의 경우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 농약을 사용하지 않을때는 그 피해가 비슷하거나 더 심할거라는 생각이 든다.

콩의 경우는 사전에 어떤 약품 처리가 되어 있는 종자를 구입해서 심을때도 다시 뭔가를 묻혀서 심는듯 하다. 우리는 그냥 종자만 가져다 심었더니 까치와 비둘기들이 싹이 나오는대로 모두 쪼아 먹어 버렸다. 하나도 남기지 않고 모두 초토화 되었다. ㅠ.ㅠ

결국 콩을 심었던 밭에는 들깨를 심었다. 

다른집들의 콩들은 멀쩡해서 이웃분들에게 여쭤보니 빨간 약을 묻혀서 뿌려야 된다는 얘길 하신다. 아마 새들이 싫어하는 냄새가 나는 건가보다. 아직 그 정체를 모르겠지만 다음부터는 콩은 아예 심지 않기로 했다. 별로 필요하지도 않고 해서;;;

들깨도 들깨 주변에 제초제를 해야하고 살충제도 해야한다. 들깨도 워낙 강한 편이긴 하지만 들깨가 자리를 잡기 전에 주변 잡초들을 어느정도 줄여놔야 한다. 그리고 벌레들이 들깨의 잎을 갉아먹기도 한다.

농약 사용하는데 들어가는 돈이면 안하는게 차라리 낫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농자재 얘길 하려다 농약 얘기만 한다.

제초제나 병충해 농약들은 주로 농협 농자재 코너나 농약판매점을 이용한다. 농민들은 농자재를 구입할때 주로 농협을 이용한다. 약간 비싸더라도 ..

농협에서 농자재를 구매시 조합원에게 일부 적립금이 환원되기도 한다. 물론 그 금액이 크지는 않지만.. 

농협에서 판매하는 농약들은 그 지역에서 필수적인 농약들을 주로 판매한다. 자재들도 그 지역의 특성에 맞는 것들을 구비해놓고 있다. 그런데 농협의 농자재 코너의 가격이 지역에 따라 모두 제각각이다. 관할 농협에서 판매가격을 별도로 정해서 마진을 취하는듯 하다.

우리집은 두 지역의 경계에 있기도 하고 다른 지역에 집이 있기도 해서 여러 농협을 이용한다. 농협의 규모가 크다고 해서 가격이 저렴하지는 않는듯 하다. 농약의 경우 보통 한두병 구입하는게 아니라 박스단위(20개)로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 동일한 제품인 농약 한병에 500원 1,000원의 차이면 박스로 하게 되면 10,000원 20,000원 이상 차이가 나기도 한다. 오늘 경험한 지역의 농협은 원래 8,000원에 구입하던 농약을 10,00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어떤 지역 농협의 경우 너무 과한 마진을 취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농약 뿐만이 아니다. 어떤 농자재의 경우는 동일한 제품이 24,000원 / 17,000원으로 차이가 나기도 했다.

영원한 비밀은 없다. 언젠가는 다 알게된다.

지역 농협을 믿고 구입한 조합원들을 이용해 자기의 배만 불리는 농협은 이제 스스로를 반성하고 구성 조합원의 피만 빨아먹는 흡혈귀가 아닌 지역 농업에 도움이 되려는 농협이 되어야 할것이다.

농협들의 농자재 가격 차이를 조사해서 공개하는것도 필요할 듯 하다.

솔직히 너무 해 먹는다는 생각이 든다. 적당히 해쳐먹어야지 과하면 결국 탈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