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취미

음반 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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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취미인 음반구입은 2000년대 초반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주로 포노(현재의 알라딘), 교보, YES24 등 음반 쇼핑몰들과 신나라와 같은 대형 음반점을 통해 CD를 구입하곤 했다. 일주일에 3~4번은 몇장의 음반이 택배로 배송되어 왔고 한때는 음반 구입 영수증을 하나 하나 모아 놓기도 했다. 직장 동료들은 택배  상자가 오면 나부터 찾는다. -.-;

주말에는 강남역 인근에 위치했던 신나라 레코드(지금의 알라딘 중고매장 근처였던걸로 기억된다. 그리고 강남역 지하에도 신나라 레코드가 있었다.)와 고속버스터미널의 음반점, 코엑스의 에반 레코드, 신촌의 음반점, 풍월당 등을 두루 다니며 음반을 구입하기도 하고 월간 발행되던 그라모폰, 코다 등 음반 소개 잡지를 챙겨와 보기도 했다. 잡지가 나올때쯤 맞춰 일부러 레코드점을 찾아가기도 했다.

그때 모은 음반 소개 관련 잡지들이 아직도 책장 한켠을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

이때까지만 해도 내가 구입한 음반들은 대부분 클래식 음반들이었다. 10년의 시간이 흘러 2010년쯤부터 인디 가요 음악에 관심이 생겨 이때부터는 클래식 음반 외에도 가요 음반들을 구입하기 시작했다.

알라딘의 등장

음반 구입 경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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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중고매장이 서울에서 종로를 시작으로 하나둘 생겨나기 시작했고 나도 이때부터 가요 음반을 알라딘 중고매장을 이용해 구입했다. 물론 온라인 쇼핑몰들도 병행하기도 했고 절판된 구입하기 어려운 음반들은 뮤직메이트, 뮤키, 피그피쉬, 소리아 등 중고 음반몰들을 통해 구입하거나 개인간 중고 거래를 통해 음반을 구입하기도 했다.

신촌역 인근 지하에 헌책방이 하나 있었는데 그곳에서도 중고 음반을 판매했었다. 그러나 이 곳도 내가 발길을 들인 지 얼마 되지 않아 문을 닫았다. ㅠ.ㅠ

아름다운 가게

알라딘의 새로운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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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에는 아름다운가게에서 음반도 판매하고 있다는것을 우연히 알게 되었다. 아름다운 가게는 의류, 잡화 등 가정에서 더이상 사용하지 않는 제품들을 기부 받아 필요한 사람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가격도 기존 중고 음반에 비해 무척 저렴해서 500원부터 5,000원까지 다양하게 판매되었다. 이때부터 서울시내 대부분의 아름다운 가게를 종횡무진 찾아 다녔다. 음반 뿐만 아니라 책, 의자, 액자, 문구, 의류 등 이것 저것 다양하게 구입하기도 했다.

서울에만도 상당히 많은 수의 매장을 운영중에 있다. 아름다운 가게는 의류등 잡화가 주를 이루지만 책과 음반만을 판매하는 매장이 있다. 대학로와 종로, 이태원(지금은 영업종료), 부천등에 아름다운 책방이 위치하고 있다. 광주에도 한군데 있어서 지난해 다녀온적이 있다. 그리 필요한 음반이 없어서 아쉬웠지만..

아름다운책방중 단연 대학로의 매장이 가장 크고 보유한 음반의 수도 가장 많았다. 수천, 수만장의 음반이 진열되어 있어 내가 자주 이용했다. 대학로와 이태원 매장은 일주일에 한두번은 반드시 들러 음반을 구경하고는 했다. 그러나 이태원 매장은 2014년경 문을 닫았다. 이곳에서 구하기 어려운 음반들을 꽤 많이 구입했는데.. (구하기 어렵다던 몽니 1집을 이태원 매장에서 구입했다.)

대학로 영업 종료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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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시골에 내려와 있어서 서울에 다녀올 일이 없어 그동안 아름다운 가게를 가지 못했다. 얼마전 집 청소를 위해 잠시 올라갔다가 대학로의 아름다운 가게를 가보았다. 입구는 셔터가 내려져 있어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올해 2017년 5월까지만 영업을 하고 문을 닫았다고 한다.

지난 몇년간 나의 가장 즐거운 놀이터였던 곳이 사라져 버렸다. 내게는 너무 슬픈일이다.

이제는 알라딘 중고매장을 활용할 수 밖에 없다. 다행인건 최근 수도권내 알라딘 중고매장의 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 몇년전에 비해 거의 2배 이상은 매장이 늘어난것 같다. 내 동선과는 멀어서 이용하긴 어렵긴 하다. 알라딘 중고매장에서의 음반 구입은 예전에는 그리 어렵지 않았는데 지난 2년전부터는 음반 구입하기가 너무 어려워졌다. 입소문이 나서인지 경쟁도 과거에 비해 치열해졌고 구입하고 싶은 음반이 잘 들어오지도 않는다.

현재 진행형

그대와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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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알라딘 중고매장의 음반 리스트를 확인하는게 하루의 일과였는데.. 알라딘 웹사이트에 접속해본게 언제인지 이제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로 열정이 식어버렸다. 앞으로는 이 음반 수집이라는 취미를 유지한다는게 점점 어려워지겠지만 내가 존재하는 마지막까지 천천히 계속 유지해나가려고 한다.

마지막까지 나와 함께하길...

블로그에 전에 소개되었던 서식을 활용해 글을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