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니에게도 드디어 집이 생겼다.

그동안 박스에 담요를 깔고 생활했는데 다가오는 겨울에 이제 찬바람을 막아주는 써니의 집이 있다.

아직은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집에 잘 들어가려 하지는 않는다. 새벽에는 추워서 스스로 들어가기는 하는데 낮에는 항상 나와 있다.

평소에는 따뜻한 햇살에 몸을 맡기고 드러누워 일광욕을 한다.

사료를 전까지는 줘도 먹지 않아 우리가 먹던것과 같은걸 써니에게도 줘야 했는데 불안함이 줄었는지 .. 배가 고파서인지 이제 사료도 곧잘 먹는다.



내가 사용하던 무릎담요를 바닥에 깔아 주었다.

밥을 먹고 써니와 밭으로 산책을 나갔다.

동네에서는 어르신들이 많아 혹시라도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 있으니 목줄을 하고 동네를 벗어나서는 목줄을 풀어주었다.


써니의 목줄을 풀어놔도 멀리 가지는 않는다. 내 주변에서 먼저 달려가기도 하고 호기심이 많은지 딴짓도 하지만 내가 저만치 멀어지면 달려온다.


써니가 내 앞으로 먼저 달려 나간다.


안에만 갇혀 지내다가 밖으로 나오니 기분이 좋은것 같다.




밭에 오니 써니 혼자서도 이리저리 잘 뛰어 다닌다.



너무 자주 쓰다듬어 주어서인지 그려준 눈썹이 벌써 희미해져 간다.



나는 밭에 잠시 앉아 써니가 마음껏 뛰어다니도록 두었다.

써니는 밭을 운동장 삼아 얼굴에 도둑가시를 묻힌채 뛰어다니고 있다.





자신의 다녀간 흔적을 남기는 중.. -.-;



써니와 함께 산책하면서 오래된 나무가 멋있어 보여 찍어 보았다.



아쉽지만 이제 집으로 다시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바람이 너무 차갑다.




써니의 집으로 귀환

산책이 힘들었는지 헐떡인다. 써니도 나도..

써니의 목줄을 풀어놔줘도 나에게서 멀리 떠나지 않는다.

그 모습을 보니 인간도 써니와 크게 다르지 않다.

보이지 않는 사회라는 목줄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인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동안의 완벽하지 않은 자유지만 써니도 즐거운 시간이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