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니와 매일 한 두번은 산책을 나간다.

하루의 가장 큰일인 용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산책을 안갈 수가 없다. 오늘 바람이 꽤 싸늘했지만 오늘도 산책을 나갔다.

점심을 먹고 써니와 오늘의 산책을 출발했다.

가는 중간 중간 딴짓도 하고 다른 곳으로 돌아 오기도 하지만 잘 따라온다.

밭에 도착하면 꽤 오랜시간 나 혼자만의 시간을 보낸다. 생각을 정리하기도 하고..

써니도 하고 싶은 자신만의 시간을 보낸다.

뛰어 다니기도 하고 무언가를 찾는지 흙을 파서 킁킁대기도 하고..



밭에서 뛰어 노는 써니


아로니아를 심은 곳에 가보니 멧돼지들이 땅을 온통 헤집어 놓았다. 땅속의 지렁이를 먹기 위해 밭 뿐만 아니라 옆에 논두렁의 흙들도 모두 파놓았다.

멧돼지를 잡는 방법을 아버지께서 얼마전에 듣고서는 구덩이를 파서 만들어 멧돼지를 잡아 동네에서 먹자고 하신다. -.-;



멧돼지의 흔적들


밭의 한켠에는 써니가 한참 뛰어 놀다 목이 마르면 마실 수 있도록 양수기 근처에 물그릇을 놓아 채워 두었다.

이제 물의 위치를 알았는지 뛰어 놀다가도 물 그릇이 있는 위치에 가서 물을 마시고 온다.

보통 산책은 한시간 정도가 걸린다. 밭을 지나 길에서 벗어나 산속을 향해 들어가 걷기도 한다.

인간이 없는 산은 조용하고 고요하다.

오늘은 바람이 세게 불어 춥다. 좀 더 가려고 했으나 계획을 바꿔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얼마전 동네에서 써니 대신 다른 개를 잡아 왔다.

써니에게 잡은 개의 간을 주려고 밥그릇에 담아 두었던 모양이다. 나는 생긴게 비슷해 소의 간인줄 알고 왠 소간이 있나 했지만 써니는 입을 하나도 대지 않았다. 같은 개인걸 알아서일까.. 배가 고파지면 상황이 달랐을까? 여러 생각이 든다.

개가 사람보다 낫다 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