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에 개(써니)와 고양이가 온지 한달이 넘었다. 써니는 거의 2달이 되어가고 있다.

2달동안 써니와 매일 산책을 나간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 산책을 갔다. 귀찮은 날도 있긴 했지만 ..

어제는 고양이를 안고 써니와 산책을 나갔다. 써니의 용맹함?을 아직 고양이가 잘 모르는 것 같아서;;

써니와의 산책은 인적이 없는 산으로 간다. 아침에 눈이 와서 장화를 신었다.

산으로 들어서는 입구에서 가까운 거리에 고라니 한마리가 우리를 발견하고 달리기 시작한다. 써니도 고라니를 쫓는다. 둘의 간격이 5미터도 되지 않는 가까운 거리이다. 써니의 속도라면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순식간에 산 중턱까지 쫓아가 보지만 이번에도 놓친다. 고라니가 의외로 달리는 속도가 빠르다. 써니도 추격을 포기했는지 내가 있는곳으로 내려왔다. 온몸에 가시를 묻히고서;;

한참을 써니 몸에 달라붙은 가시들을 떼어내고 다시 산길을 걷기 시작했다. 산 중턱쯤 왔을때 저 멀리 고라니가 달리는게 보인다. 내가 쫓아가 보았지만 써니도 못따라가는 고라니를 내가 따라가기엔 역부족이다. 써니도 뒤늦게 달리기 시작했지만 너무 늦었다.

다시 집 방향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산에서 거의 다 내려왔을 무렵 또 다른 고라니 한마리가가 보인다. 써니는 이번에도 전력질주를 한다. 산으로 도망가는 고라니를 쫓기엔 우리 둘다 너무 느리다. -.-;

포기하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산을 내려와 들판을 지나면 동네이다. 들판을 걷다 보니 검은 고양이 한마리가 써니를 발견하고 도망가기 시작한다. 써니는 이번에도 고양이를 쫓아 전력질주 한다. 다다다다다~

검은 고양이도 산속으로 도망가버렸다. 쫓기는자들의 절박함을 우리가 따라가기엔 너무 느리고 절박함도 없고..

고라니나 고양이를 잡는다고 해서 먹을것도 아니고;;

데리고 간 우리 고양이가 오늘 산책에서 써니의 추격 모습을 보고 다르게 봤을거 같다. 평소와는 다른 써니의 모습에 감동?했을지도;;

오늘은 한시간정도의 산책동안 고라니 3마리와 고양이 1마리의 추격전을 했다.

나도 기진맥진이지만.. 써니도 힘든지 숨을 헐떡댄다. 써니는 집에 오자마자 물부터 마신다.

눈이 오는 날이면 고라니가 산 아래로 가까이 내려오는 듯 하다. 다른 날보다 고라니가 많이 보이는걸 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