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지나가고 이제 완연한 봄이 되었다.

밤에는 아직 쌀쌀하지만 낮에는 기온이 많이 올라 따뜻해서 햇살을 느끼기에 좋다.

낮에는 써니와 산책을 나가 밭에서 몇시간 동안 시간을 보내고 온다.

혼자서 아무도 보이지 않는 그늘진 집 뒷편에 있기보다는 넓은 들판에 나와서 햇살을 느끼는게 스트레스를 좀 덜 받을까 싶은 생각에 가능한 오래 밭에서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 일을 할때도 데리고 나와 밭의 한편에 묶어 둔다. 풀어두면 혼자 돌아다니다가 집 방향으로 달려가 버리니 묶어둘 수 밖에 없다. 나보다는 집이 편안하고 안전하다고 생각하는듯 하다. 내 근처에서 떨어지지 않고 계속 있어준다면 풀어도 줄 수 있는데 개가 내 생각을 알아차리지는 못하는거 같다.






밭의 한쪽편에는 2년전 수선화를 옮겨 심었는데 오늘 가보니 꽃봉우리가 보이는 것도 있고 아직 많지는 않지만 일부는 꽃이 활짝 피어 있다.

몇일 더 지나면 훨씬 많은 꽃들을 볼 수 있을 듯 하다.





현재까지 핀 수선화 꽃은 달랑 5개이다. 한번 꽃을 피우기 위해 1년을 땅속에서 기다려야 하다니.. 이쁘긴 하지만 너무 가혹하다.

나는 수선화의 삶과 같은 패턴이라면 현재 어느 순간일까..?

1년과 일생으로 나누어 보면 꽃이 아직 꽃이 피지 않은 순간일까.. 아니면 이미 꽃이 피고 진 순간일까.. 아니면 영영 피어나지 못할 꽃인걸까? 그게 아니라면 지금까지 항상 꽃이 피어 있는 상태일지도 모른다. 나는 과거와 지금 현재까지 크게 불행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