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개 써니가 이제 우리집에 온지 7개월쯤 되어 간다.

처음 이곳에 오고 부터 추운 겨울을 지나 지난달까지는 집 뒤안에 개집을 두고 함께 생활해왔다. 밭으로는 거의 매일 써니와 함께 산책을 나갔다.

이번달부터는 낮에는 거의 여름날씨이고 밤에도 그리 춥지 않아 개집을 밭의 한쪽으로 옮겼고 써니도 밭에서 생활하고 있다.

처음에는 밭에 풀어두면 집까지 쪼르르 달려오곤 했는데 밭에 놓인 집에 이틀 묶어 두었더니 이제는 밭에 풀어두어도 집으로 오지 않는다.



써니도 이제 밭을 자신의 집으로 인식하고 생활하는 듯 하다.

낮에는 밭에서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아 써니를 지켜보면 혼자 밭을 여기저기 뛰어다니기도 하고 나무 그늘이나 한쪽 풀밭에서 잠들어 있기도 하다. 집에서 보다 밭에서 더 편안함을 느끼는것 같다.

써니가 밭으로 집을 옮긴 후 매일 사료며 밥을 가져다 주는게 좀 귀찮긴 하다.

밤에는 9시~10시쯤 저녁 식사를 챙겨서 밭으로 간다. 밭에서 써니에게 밥을 챙겨주고 인터넷 서핑이나 뉴스 기사를 읽다보면 한두시간은 훌쩍 지나간다. 써니는 내 주변에서 맴돌기도 하고 날 신경쓰지 않고 밭 주변을 뛰어다니기도 한다. 시골의 산 근처라 12시가 넘으면 좀 으스스하긴 하지만 써니가 있어서인지 한결 안심이 된다.

12시쯤 되면 나는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써니는 이제 나를 따라 집으로 오지 않고 밭에서 자신의 시간을 보낸다.

써니가 밭에서 생활하고부터는 고라니와 맷돼지는 더이상 나타나지 않는다. 우리밭 뿐만 아니라 주변의 산까지 꽤 넓은 영역이 써니의 놀이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