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조류독감 알바를 3월에 끝나고 잠시 쉬다가 4월에 알바를 하던중 알게된 양계장에서 와서 일해볼 생각이 없냐고 연락이 왔다.

아직 복지관에서 소식도 없고 마냥 기다릴수도 없어 양계장에는 복지관 갈때까지만 일을 할 수 있다고 했더니 잠시라도 좋으니 와서 일 배우면서 나중에라도 다시 와서 일하면 된다고 한다. 집에서도 가깝고 시간 여유 있을때만 일할 수 있을듯 해서 양계장에서 일을 하겠다고 했다. 얼마전에 전에 복지관에서 일하며 알게된 학생이 학교를 졸업 후 양계장에서 일을 한다기에 양계장이 어떤곳인지 궁금하기도 했다.

양계장내에서도 다양한 일이 있는데 닭장 내부를 관리하는 것과 계란 포장업무가 있는데 내가 맡은 일은 계란 포장하는 일이었다.

계란포장하는 곳에는 나 외에도 여자 3명이 있었는데 2명은 태국에서 온 젊은 해외 노동자이고 한명은 나이 60은 되어보이는 양계장 총관리인의 부인이었다.

계란을 포장하는 곳에서 두명은 컨베이어벨트를 통해 들어오는 계란을 씻기도 하고 1차 선별을 한다.

나와 함께 외국인 노동자 1명은 크기별로 분류되어 나오는 계란이 계란판에 담아져 나오면 깨지거나 상태가 좋지 않은 계란을 2차로 선별하고 팔레트에 옮겨 쌓는 작업을 한다. 작업은 3일정도 지나니 어느정도 익숙해졌다. 처음에는 너무 꼼꼼하게 하다보니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점점 익숙해지다보니 꼼꼼하게 볼 틈이 없다. 빨리 스캔하고 골라내고 다시 채우고 계란판을 옮겨야만 했다. 쉴틈이란 없다. 3개 라인을 2명이서 처리해야 하는데 잠시라도 늦게되면 밀려오는 계란이 쌓이고 기계가 멈춘다. 멈추지 않게 하기 위해 계속 빠르게 일을 처리해야 한다. 오전에 4시간 오후에 4시간을 같은 일이 반복되는데 점점 허리가 아프고 온몸이 천근만근이다. 중간에 쉬는 시간은 오전에 1번  오후에 힌번으로  2~3분 정도이다. 완전 극한직업이다. 외국인 노동자들도 엄청 힘들어했다. 남녀차별은 아니지만 남자도 힘든데 외국여자라고 해도 육체적으로 꽤 힘들었을듯 하다. 근데 외국인 노동자들은 한달동안 토요일 일요일 공휴일 이런것도 없이 쉬지 않고 일을 한다고 한다. 나는 일요일은 교회가야한다고 못한다고 했지만 토요일과 공휴일은 일을 해야했다. 어린이날도.. 닭들이 어린이날이라고 알을 안낳고 쉬는게 아니라서 ㅡㅡ;;

닭장의 하루 일당은 6만원이라고 한다. 처음에 6만원이라길래 간단한 일인줄 알았는데 6만원의 일당치고는 너무 힘들다. 외국인 노동자들도 그 정도의 금액을 받고 일을 하는듯 했다. 한달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해서 200만원 받는다고 했다. 켁..

양계장의 총관리인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힘든일은 안한다는 소리를 한적이 있다. 이건 힘들어서 안하는게 아니라 일에 비해 너무 돈을 안주니까 안하지.. 돈도 많이 벌거 같은데 완전 현대판 노예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10일을 일하고 그만 뒀다. 일 자체는 단순하고 어렵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계속 일을 했다가는 병원비가 받는돈보다 더 나올거 같다. 남아서 계속 일해야하는 해외 노동자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든다. 말이 잘 통하지는 않았지만 더 오래 함께 일하며 친해지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아쉽다.

돈을 더 많이 준다고 해도 다시는 하지 못할것 같다.

양계장을 그만두고는 갑자기 집안 농사일이 할게 많아졌다. 몸이 힘든건 마찬가지이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