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찍어둔 사진인데 요즘 내 사진과 느낌이 다르다. 다시 찍기 귀찮아서 전에꺼 그냥 쓴다.
요즘엔 컴퓨터를 이용한 PC-FI 가 유행이 되었고 누구나 손쉽게 인터넷 다운로드나 스트리밍을 통해 음악을 만날 수 있다. 십년전만 해도 음악을 듣기 위해서는 음반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음반이 별로 없을땐 음악 듣기에 라디오 튜너만한게 없었다. 하루종일 라디오에서 음악을 가요부터 국악, 팝, CCM, 클래식 등 종류별로 들려주니.. 이보다 좋은 음악 소스기기가 없다. 튜너를 만드는 오디오 브랜드도 많았고 가격도 고급 튜너의 경우 몇백만원을 호가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이젠 일반 사람들뿐만 아니라 오디오를 즐기는 사람들에게조차 튜너의 인기는 PC 와 모바일 기기에 밀려 턴테이블과 비슷하게 사라져가는 과거의 추억속 기기가 되어 버렸다.
지금 살고 있는곳에 오기전에는 튜너에 관심이 많아서 여러 종류를 튜너를 사용하면서 음악을 즐기곤 했다. 그런데 이곳에 오고부터는 라디오 신호 감도가 좋지 않아 튜너에는 관심이 없어졌다. 그 당시에 마지막으로 사용했던 튜너는 사진의 마란츠 ST-310L 이다. 주파수를 맞추는 다이얼의 움직임이 생각보다 묵직하다. 그리고 주파수 선이 움직일때 정확한 지점을 지나가거나 바로 근처에 오게되면 방향 표시등이 켜지면서 정확한 주파수를 맞출수 있도록 알려준다. 신호 감도를 나타내는 계단식 빨간 불빛은 바늘로 움직이는 고급 기종들에 비해 좀 촌스럽긴 하다. 튜너로서는 고급 기종은 아니지만 디자인이 맘에 들어서 지금까지 갖고 있다. 주변에 흔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것도 남기게된 주된 이유이기도 하다. 이후로 음반 듣기에도 시간이 부족해지고 컴퓨터를 이용한 음악 감상이 점점 늘어나게 되면서 튜너는 뒷전이 되어 버렸다.
오늘 갑자기 튜너가 생각이 나서 구석에 내팽겨져있던 튜너를 꺼내어 연결해서 들어보았다. 혹시나 이 동네가 라디오 듣기에 나은 환경으로 바뀌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갖고 말이다. 하지만 역시나 몇년이나 시간이 흘렀지만 이 동네에서 라디오 듣기는 포기해야할거 같다. 나중에 혹시라도 다른 동네로 이사가게 되어 라디오 듣기 좋아지면 그때 다시 꺼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