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부터 바람도 많이 불고 날씨도 쌀쌀했다. 추운 날씨에 방배역 근처에 위치한 소노리스 매장 청음실에서 개최하는 The Lars 진공관 파워앰프와 Monica 진공관 프리앰프의 시연 청음 행사에 다녀왔다. 진공관 앰프는 전에도 몇번 사용해본적이 있지만 관리도 쉽지 않고 관을 새로 구입하거나 밸런스 조정 같은게 번거로워서 사용하기 꺼려져서 지금까지 별로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는데 이번에 하이엔드 진공관 앰프의 소리도 궁금해서 참가하게 되었다. (사실 요즘 오디오 청음회가 뜸해 뭐라도 했으면 좋겠다 생각중이었는데 마침 눈에 띄어서 얼른 참가 신청을 했다. 켁)

소노리스의 청음실은 이번이 처음인데 용산의 오디오 매장의 어수선한 분위기와는 달리 역시 하이엔드 오디오 취급 매장답게 전시장뿐 아니라 청음실도 신경을 많이 쓴 모습이다. 청음회는 2시간 가량 진행되었는데 The Lars 의 Engstrom 사장이 직접 나와 스웨덴에 위치한 The Lars 회사와 제품의 소개 및 시연을 진행했다. 영어로 설명을 하긴 했지만 어렵지 않은 수준이어서 통역이 없어도 이해하기에 충분했다. 통역하시는 분이 도리어 설명도 좀 건너뛰고 청음회의 주인공인것처럼 진행해서 좀 당황스럽긴 했다. 참가자들이 초대된 손님의 느낌이 아니라 학생이 된것 같은 분위기? ㅎㅎ

연결된 스피커도 밝은 나무의 느낌이 느껴지는 소리로 스웨덴이라는 나라와 잘 어울리는 외형을 지녔다.

시연회는 제품 소개에 이어 한곡씩 음악을 들으며 제품의 특징과 기능들을 소개하는 순으로 진행되었다. 이번 시연회에서도 대부분 여성 보컬 음반들을 주로 청음했다. 여성 보컬로 청음을 하는건 언제나 좋게 들리기는 한데 너무 변별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제대로 재생하기 힘든 곡을 선별하여 소개하고자 하는 제품의 능력이 얼마나 제대로 소화해 내는지 알아보는 시연회가 되었으면 좋겠는데.. 청음회에 가보면 항상 비슷한 여성 재즈 보컬의 곡들로만 들려준다. 중간에 아주 가끔 클래식 곡 끼워넣어 주고;;;; 아쉽긴 하지만 청중들에게 좋은 느낌을 주기 위해서 여성 재즈 보컬이라는 선택은 어쩔 수 없는일일지도...

이번 시연회의 The Lars 와 Monica 가 들려주는 소리는 진공관이라는 느낌이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 일반 진공관 앰프들과는 달리 출력도 강한 느낌이고 밸런스도 어느 한쪽으로 치우지지 않은 산뜻한 느낌이다. 제작사가 위치한 스웨덴의 느낌을 제대로 표현하는 청아한 & 깨끗한 느낌이었다. 중역의 두터움을 잘 표현하는 진공관의 장점과 강력한 드라이빙 능력으로 스피커를 쥐락 펴락하는 트랜지스터 앰프의 장점을 모두 갖고 있다. 클래식 피아노 음반은 아니지만 재즈의 피아노 소리나 현의 소리도 진공관의 느낌도 나면서 진공관 같지 않은 안정적인 밸런스로 음악을 듣는것이 노동이 아니라 편안하게 음악으로만 즐길 수 있는 소리였다. 마지막쯤 클래식 대편성도 몇곡 청음할 기회가 있었는데 대편성에서도 다른 하이엔드 앰프들에 비해 부족하지 않은 강력함과 단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익숙하지 않은 잘 모르는 대편성의 곡들을 들으면 금방 따분해지기 쉽상인데 익숙하지 않은 곡임에도 불구하고 꽤나 긴 시간동안 음악에 그대로 빠져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피아노나 클래식 음악들을 좀 더 들었으면 좋겠는데.. 예정된 청음시간이 끝났고 두시간은 너무 빨리 지나가버렸다. 아쉬운 점도 있긴 했지만 대체적으로 즐거운 청음회의 느낌으로 발걸음을 돌리고 집에 왔다. 투명한 북유럽의 공기가 가득한 청음회의 소리는 아직도 귀에 맴돌아 남아 있는듯 하다.

소노리스 전시장에 조금 일찍 도착해서 따뜻한 커피 한잔 마시며...

시간이 되어 오늘의 주인공인 가운데 진공관 파워 앰프인 The Lars mono 와 앞쪽의 검은 두 덩어리 Monica 프리앰프의 시연이 시작되었다. 파워 앰프는 55,000 유로, 프리앰프는 35,000 유로의 가격에 판매된다고 한다. 연결된 스피커는 오디토리움이라는 스피커로 약 1,500만원정도라고 한다.

스피커 오른쪽에 나무상자는 크로스오버로 스피커 외부에 따로 구성되어 있다. 음향적인면에서는 더 좋을거 같긴 한데 두덩어리라서 뭔가 어수선해 보인다.

오늘 시연의 주인공 The Lars 파워 앰프로 300B 진공관이 사용되었고 최대한 왜곡을 줄이기 위해 풀밸런스로 설계되었다고 한다.

모니카 프리앰프를 소개하면서 Engstrom 사장이 가장 좋아하는 음반이라고 LP를 가져와서 보여주던데 어떤 노래일지 나도 궁금해졌다. 찾아 들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