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맥에 적응하지 못한 어느 부적응자의 맥 사용자에 대한 비하와 맥을 사용하는 사람은 아무런 이유도 없는 겉멋만 부리는 허세꾼으로 표현한 글을 보았다. 얼굴이 화끈거리고 기분이 상해 댓글을 달려다가 그만두고 내가 생각하는 맥에 대해 끄적여본다.


맥은 오래전부터 동경의 대상이었다. 대학시절 교수님이 사용하시던 맥에 필름스캐너를 연결해서 사진을 추출하는 모습을 보고 첫눈에 반했다. 학생의 신분에 컴퓨터도 겨우 이것저것 부품 가져다 조립해서 겨우 쓰던 내게 맥은 너무 먼 당신이었다. 맥이 부러워 컴퓨터에 맥 테마를 깔아 사용하기도 했지만 당연히 만족하지 못했다.

그리고 나는 윈도우의 노예가 되어 윈도우와 함께하며 나이도 먹어갔다.


2년전 그동안 사용하던 노트북이 고장이 나서 노트북을 알아보던 중 내 오랜 동경이었던 맥이 떠올랐다. 맥이 항상 갖고 싶었지만 맥은 왠지 넘기 어려운 장애물 같았고, 잘 사용하지 못할꺼 같이 두려웠다. 맥은 왠지 전문가가 사용하는 기기? 라는 인식이었다. 그런데 뭐에 홀린듯 무작정 2010년형 맥북을 중고로 구입했다. 새거를 구입해서 잘 사용할 엄두도 나지 않았고 비용도 부담스러웠다. 맥을 모르기에.. 중고로 구입하니 일반 윈도우 노트북을 구입하는 것과 비용면에서 큰 차이는 느껴지지 않았다.


맥북을 구입하고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은 인터페이스에 당황하고 어색했지만 이것저것 만지다 보니 금방 적응했다. 윈도우를 사용할때는 트랙패드를 사용해본적이 별로 없었는데 트랙패드의 완벽한 움직임에 마우스는 더이상 필요없어졌다. 맥이 너무 좋아 집에서 사용할 목적으로 아이맥도 나중에 구입했다. 집에서 컴퓨터를 할때는 거의 아이맥만을 사용한다. 외부에서 혹은 집에서 바닥에 누워서 컴퓨터를 할때만 맥북을 이용한다. 아이맥을 사용할때나 맥북을 사용할때 화면의 차이말고는 비슷한 환경에서 컴퓨팅을 한다.


맥북은 하드를 SSD 로 교체했고 배터리도 알리에서 구입해 새걸로 교체해서 사용중이다. 오래된 구형이지만 지금 현재 상태로도 내가 사용하는 환경에서는 그리 불편하지 않다. 아이맥도 SSD 를 구입해서 하드를 떼어내고 그 자리에 SSD 를 설치해서 사용중이다. 컴퓨터를 하면서 느리다는 생각은 해본적이 없다. 항상 안정적인 환경을 제공받고 있다는 안심이 든다. 내가 컴퓨터를 하드하게 사용하는게 아니니..


지금은 맥이 아니면 컴퓨터하는 재미가 없다. 같은 웹서핑을 해도 맥의 화면이 아니면 뭔가 어색하고 화면도 엉성하다. 사진 편집을 해도 맥이 익숙하다. 음악을 많이 듣는 내게 맥만큼 편한 재생 도구도 없다. 덱에 USB 케이블만 연결해 오디르바나를 플레이하면 끝난다. 아무런 설치도 설정도 필요없다. 윈도우였으면 드라이버 설치하면서 생기는 문제들로 골치아프기도 하고 못생긴 푸바를 꾸미고 설정하는것도 번거로운 일인데 모든것이 필요없다. 사진편집도 이젠 맥에 익숙해져서 단축키를 사용하면 편하다. 내가 전문적인 사진을 찍는 것도 아니라서 구입하기에 부담스럽기도 하고.. 포토샵도 없다. 사진 편집은 무료인 포토스케이프와 이미지 에디터를 주로 사용한다. 마이클라우드를 구입해서 맥과 연결하여 맥의 터미널을 이용한 SSH 접속도 편리하다. 윈도우처럼 번거롭게 Putty 를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 맥용 한글도 구입했는데 한글 사용할 일이 요즘엔 별로 없어서 괜히 구입했나 싶다. 내가 윈도우 컴퓨터를 구입해서 할만한 모든 것이 맥에서도 똑같이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내가 사용하는 맥에는 윈도우는 설치되어 있지 않다. 비싼 돈 들여 윈도우 운영체제를 살 필요가 없어서 좋다.

그리고 앱스토어의 존재는 윈도우를 사용할때는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잘 정리정돈된 상점이다. 앱스토어를 통한 운영체제, 설치된 앱의 업데이트나 구입한 앱들의 목록보기는 앱을 관리하기 쉽게 한다.


맥을 사용하고 부터는 컴퓨터를 잘 끄지 않게 되었다. 맥은 그냥 켜놓은 상태로 몇일, 몇주 몇달을 재부팅없이 그냥 켜고 사용하기도 한다. 오래 사용했다고 해서 느려지지 않는다. 외출할때도 일부러 끄지 않는다. 일정시간 사용하지 않으면 알아서 잠자기 모드로 바뀌는데 전원을 꺼야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맥을 사용하면서 불편한 점은 엑티브 엑스를 설치할 수 없어 관공서 사이트의 이용이 제한적이다. 그리고 인터넷 쇼핑몰의 결재가 되지 않는 것이 좀 아쉽지만 휴대폰을 이용해 해결하면 되니 크게 문제가 되진 않는다.

아마 내가 살아가는 동안 내가 사용할 컴퓨터는 항상 맥일것이다. 맥이 없이 컴퓨터를 한다는건 이제 상상이 되지 않는다.

뭔가 횡설수설한다. 정리도 안되고.. 그냥 화가나서 주절주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