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감상을 위한 소비자의 주머니는 CD 보다는 음원 형태로 점점 바뀌어가고 있다. 처음 디지털 음원 시대가 시작되었을때만 해도 CD 의 소유 욕구때문에 CD와 음원은 각자의 영역이 달라 지켜낼거라고 했었다. 하지만 음원으로의 소비 변화는 너무 빠르게 진행되었고 지금은 CD가 있어도 들을 수 있는 플레이어가 없어서 듣지 못하는 웃지못할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젠 정말 CD 의 존폐가 위험한 생명이 위독한 ... 왔다갔다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오늘 우연히 향뮤직 홈페이지 에 들어갔다가 3월 12일부로 오프라인 매장의 영업 종료 안내 소식을 보았다. 이제 왠만한 오프라인에서는 대형 서점을 낀 음반 매장이 아니면 찾기도 어려운 마당에 향뮤직 마저 문을 닫는다고 하니 나 같은 음반 수집이 취미인 사람에게는 적잖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인디 음반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늦게서야 향뮤직의 존재를 알게 되어 평소에 홈페이지를 통해 구입하려는 음반 여러장을 골라놓고 매장에 들러 음반을 직접 찾아가곤 했다. 어떤땐 온라인으로 구입해놓고 매장에 가면 매장의 직원 누님(?)이 구입 목록을 확인 후 후다닥 찾아준다. 그리고 신촌을 지나가게 되면 사고 싶은 음반이 없어도 음반 구경하는 재미로 종종 들르곤 했던 곳이다. 다른 온라인 쇼핑몰에서 보기 어려운 인디 음반들도 많이 보유하고 있어 나에겐 보물 창고같은 곳이었다. 특히 인디 음반에 한참 관심이 있을때는 매장의 음반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즐겁고 신나서 시간가는줄 모르고 음반 구경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런 나의 추억의 장소중 한군데가 이젠 없어진다고 한다.

너무 안타깝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영업 종료일인 12일까지 할인행사를 한다고 하니 그 전에 한번 가야겠다. 너무 얌체같다. 평소에 좀 열심히 이용하지 말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