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중 온라인 오디오 중고 장터에서 판매글을 보고 과천까지 10시 넘은 늦은 밤에 가서 청음 후 직접 공수해 온 스피커이다. 벌써 10년도 넘게 나와 함께 하고 있는 스피커이다.

텔레풍켄 타원형 10인치반 풀레인지 유닛을 사용한 스피커인데 스피커 유닛은 페라이트 자석으로 아주 좋은건 아니라고 한다. 뭐 큰 기대는 하지 않고 구입했다. 가격을 생각하면 인클로져를 만든 수고비도 되지 않는 가격이라 생각이 들었다.  






스피커를 구입하러 밤늦게 과천의 판매자의 집에 갔을 당시 소형 진공관 앰프에 연결하여 그 자리에서 여러 음반을 들었다. 풀레인지가 잘 표현한다는 바이올린 소품 음반들과 성악들을 주로 들었다. 특히 캐서린배틀의 음반은 꽤 인상적이었다. 기타 반주로 연주되는 음반이었는데..그 당시엔 보컬이나 바이올린과 같은 현악을 굉장히 잘 표현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텔레풍켄이라는 이름에 너무 기대치가 컸던 탓인지 아니면 지금은 귀가 너무 업그레이드 된건지 그때와 같은 큰 감흥은 오지 않는다..-.+;;


오늘 오랫만에 장덕수 인티 앰프와 투애니 덱 TD-384 에 연결하여 여러 곡들을 듣고 있다. 자주 듣는 아오이 테시마의 곡들을 들어보니 보컬이 포함된 곡들은 꽤 중음이 도드라지는 소리를 들려준다. 내가 요즘 좋아하는 인디 여성 보컬 음반들도 한번 들어보자!! 루시아 (심규선)의 '담담하게' CD를 들어본다. 요즘 최신 유닛을 사용한 스피커의 하이엔드적인 또랑또랑한 느낌과는 좀 다르다. 단단한 저음과는 약간 거리가 멀고 저음이 적은 곡이나 보컬 위주의 곡에서는 아주 훌륭하다. 다른 고가 유닛을 사용한 스피커만큼이나 음악적인 느낌이 좋다. 이렇게 좋게 들리니 괜히 다른 스피커를 비싸게 주고 산게 후회가 되 한다. 

이제 보컬이 아닌 클래식 음악으로 들어본다. 이번엔 모차르트의 오보에 협주곡과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을 들어보았다. 역시 풀레인지 스피커의 약점이 너무 잘드러난다. 그동안 듣던 청명하고 또랑또랑한 피아노 소리는 너무 둔하게 들리고 협주곡은 정돈되지 않은 어지러움에 현기증이 난다. -.+" 여러 악기가 동시에 연주가 시작되면 조화가 되지 않는다고 해야할까. 그나마 오보에 독주 연주 부분에서의 소리는 훌륭하더라.

바이올린이나 첼로같은 현악 소품 음반들 역시 가격을 잊게 하는 소리를 내준다. 오랫만에 쇼팽의 첼로소나타를 끝까지 집중해서 들었다.  

이제 좀 다른 장르.. 요즘 자주 듣고 있는 Jpop.. 자드(ZARD)의 노래를 들어본다. 자드의 2집으로 시작해본다. 

풀레인지로 듣는 자드는 이제까지 듣던 자드의 느낌과는 사뭇 다르다. 보컬이 완전 도드라진다. 어쩌면 더 좋은일일까. 보컬이 더 굵고 진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좀 스피디한 곡에서는 생동감이 떨어지고 고음부 악기부분에서는 또렷하지 않고 확실히 힘이 쳐진다는 느낌이 든다.  게다가 저음도 맹맹하고..

풀레인지 스피커가 여러 단점도 갖고 있지만 보컬 표현력에서 만큼은 자신만의 색깔이 있다. 그리고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스피커이기에 쉽게 내칠 수는 없을듯 하다. 오래전엔 진공관 앰프에도 연결해서 듣곤 했고 이미 처분해버렸지만.. 요즘도 찬바람이 불면 6bq5 싱글 진공관 앰프를 하나 들여볼까도 생각해 보지만.. 역시 난 진공관은 관리하기도 귀찮다. 

이제 10년을 넘게 나와 함께 보냈으니 20년만 더 나랑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