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점심후에는 거의 매일 써니와 산책을 나간다.

동네를 벗어나면 개의 목줄을 풀어서 같이 걷는다. 다시 동네에 돌아올때까지는 사람과 마주칠일이 없으니..

혹시라도 산책 중 사람이 보이거나 하면 바로 목줄을 다시 한다.


처음에 써니가 이곳에 와서 생활하며 산책을 할때는 행동들의 규칙성이나 습성들을 알 수가 없었다. 지금도 제대로 알지 못하기는 하다.

그래도 지금까지 같이 생활하면서 관찰해보니 몇가지 상황에서는 일정한 행동 패턴을 보인다.


처음 이곳에 와서는 낯설은 환경때문인지 사람을 보아도 피하고 한번도 짖지 않았다.

지금은 사람이 다가오면 짖기도 한다. 어느 정도 이곳 생활에 익숙해졌는지 동네 사람들 중에 자주 보는 사람은 짖지 않기도 한다.



써니는 집에서는 똥을 싸지 않는다. -.-;

집에서 한번도 똥을 치워본적이 없다.

그렇다고 똥을 싸지 않는것은 아니다. 매일 똥을 싼다.

써니는 매일 거의 비슷한 경로로 산책을 시작 하는데 산책을 가는 길도 거의 비슷하다. 목줄을 풀고 가다 보면 중간 중간 일정 지점에 자신의 흔적을 남긴다. 그리고 좀 더 가다 항상 같은 곳에 똥을 싼다. 처음에는 갑작스런 생리현상이라고 생각했는데 항상 같은 위치에 똥을 싸는걸 보면 똥싸는 곳을 스스로 정해 놓은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산책을 하는 동안 꽤 자주 자신의 영역 표시 행위? 를 한다. 단순히 소변을 보는게 아니다. 생리 현상의 해결이 아닌 확실히 다른 목적이 있는 행동이다.

보통 영역 표시라고 표현하던데 어떻게 보면 영역 표시 행위라고 보기보다는 자신의 흔적을 남기는 행위로 보인다. 나중에 그곳을 다시 지나가게 되면 자신의 냄새를 쫓아 같은곳에 다시 흔적을 남긴다. 흔적을 남기는 위치도 어느 정도 패턴이 있다. 아무곳에나 흔적을 남기는 것은 아닌듯 하다. 일반적으로 길이 갈라지는 곳에 그 흔적을 남긴다. 길이 갈라지는 곳이 아닌듯 보이는 곳에도 종종 흔적을 남기기도 하는데 이건 또 다른 목적이 있는 것 같다. 그게 아니라면 개에게만 느껴지는 갈림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갈림길에서의 위치는 주로 가운데 부분에 흔적을 남긴다. 갈림길도 큰 길과 작은 길로 나뉠때 상황에 따라 약간 차이를 보이기는 하는데 아직 그 패턴이 확실하지 않다. 좀 더 오래 살펴보아야 할거 같다.


목줄 없이 산책을 하다 보니 써니가 나보다 먼저 가는 경우가 많다. 내가 가려던 방향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가게 되기도 한다. 나와 멀어지게 되면서 보통 다시 되돌아 오지만 시야로 보이는 거리상 가깝지만 길이 돌아서 멀어지는 경우 (꼬불꼬불 길이나 지름길) 개가 길을 돌아서 오지 않고 시야에서 보이는 가까운 방향으로만 움직인다. 어떤 경우에는 평행선으로 다른 길을 가게 되기도 한다. 멀리 돌아서 제 길로 찾아 오기 보다는 직선거리가 가까운 곳으로 움직인다. 직선 이동이 가능하면 바로 오지만 장애물이 있는 경우 가던 방향을 유지한다. 가려지거나 더 멀어지게 되면 그때는 돌아서 오지만 시야의 거리가 멀어지지 않으면 길을 돌아 오지 않는다. (상황 설명이 너무 어렵나..)

여하튼 직선거리가 가깝지만 길이 없어 되돌아 와야 하는 경우 제대로 쫓아오지 못한다.

같이 달리기를 할때는 고개를 뒤로 돌려 계속 나와의 간격을 확인하면서 속도 조절을 한다.


아직 많은 걸 알지는 못하지만 앞으로 좀 더 다양한 행동들을 살펴보면서 행동 패턴을 알아가야 할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