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앞에 작은 밭이 있다. 지난해에는 봄에 너무 비가 안와서 땅이 완전 바짝 마른 상태에서 물 뿌려가면서 고구마를 심었었다. 올해는 가뭄이 오기전에 서둘러 고구마를 심으려고 준비하고 있다. 몇일전에 큰아버지께서 트랙터로 밭을 로타리해서 갈고 고랑도 만들어 주셨다. 곧 비가 온다는 소식도 있어서 로타리하자마자 바로 비닐 씌우기를 시작했다. 밭 전체를 고구마를 심을게 아니라서 고구마 심을 부분만 검은 비닐을 씌웠다. 오후 늦게 비닐 씌위기를 시작해서 한두시간 정도 밖에 시간이 없어 일부만 우선 씌우고 다음날로 미루었다. 그런데 저녁부터 빗소리가 들린다. 비가 오고 나면 땅이 질척거려서 비닐 씌우기가 어려워진다.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보니 다행히 비가 많이 오지 않아 흙이 많이 질척이지는 않았다. 남은 고랑들도 모두 비닐 씌우기를 마쳤다. 비닐 씌우기를 모두 하고나서 밭 중간 중간에 물이 빠질 수 있도록 고랑 사이의 흙을 걷어내고 물길을 만들었다. 장마기간에 비가 계속 오면 밭에 물이 차서 잘 빠지지 않아서 물이 빠질 수 있도록 통로를 만들어야 한다. 거의 다해갈 무렵 갑자기 비가 쏟아진다. 비를 맞아가며 서둘러 삽질로 흙을 퍼내고 나니 머리와 옷들이 흠뻑 젖어 물에 빠진 생쥐같다. 그래도 거의 마지막에 비가 와서 다행이다. 이제 고구마를 심을 준비는 끝났다.

고구마순은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아 몇일 뒤에 가져오기로 해서 가져오는대로 심을 예정이다. 지난해 가뭄때문에 고생한걸 생각하면 올해는 그리 고생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비가 오고 있다.

올해 고구마 농사가 잘 되었으면 좋겠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