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음향기기분야에 선이 없는 블루투스를 이용한 스피커 및 헤드폰 등 관련 기기들이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지난 봄에 개최된 오디오쇼에서도 블루투스 스피커는 여러 업체에서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방문객들의 인기도 많았다. 내가 자주 가는 사이트들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클리앙, 뽐뿌 등 디지털 기기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다양한 브랜드의 블루투스 스피커가 소개되고 있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오디오 전문 기기 업체들 뿐만 아니라 PC 스피커 업체, 전자제품에 조금이라도 관련된 업체들은 모두 만들고 있는 듯 하다. 가격도 천차만별이어서 오디오 제조업체의 제품의 경우는 백만원이 넘는 고가의 제품들도 있고 만원대의 기기들도 있다. 블루투스는 단지 음향 전송을 위한 통로일뿐 스피커의 성능이나 디자인이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듯 하다. 브랜드 가격도 포함해서..

내게는 이미 JBL 블루투스 스피커도 있고 투애니의 TD-384라는 덱을 통해 블루투스 수신도 가능해서 블루투스를 이용한 오디오로의 활용도 가능하다. 요즘 디지털 커뮤니티에서 해외 직구로 인기있다는 하만카돈이나, 보스, JBL, 야마하, 소니, 루악, 제노바 등 고가의 블루투스 기기들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판매되는 가격에 비하면 지금 사용하는 오디오에 비해 허접한 소리를 내줄게 뻔하다.. 가격을 생각하면 절대 용납이 안되는 사운드에 불필요한 낭비를 할 필요는 없으니까. (루악은 그나마 들을만 하던데 나머지는 별로..) 실내에서 이용한다면 20 만원 이상의 블투 스피커를 구입하는것 보단 그냥 비슷한 가격의 중고 오디오 하나 꾸미는게 훨씬 낫다고 생각해왔다.

근데 요즘 갑자기 휴대용 블루투스 스피커 관심이 생겼다. 집에서는 오디오를 활용하면 되지만 외부에서 이어폰이나 헤드폰이 아닌 스피커로 음악을 듣고 싶어졌다. 그래서 중저가의 블루투스 스피커를 알아보았다. 대부분 디자인도 별로 맘에 안들고 소리도 그리 썩 내키지 않는다. 오디오 전문 메이커들의 중저가 스피커들은 너무 저음이 강조되어 내가 음악 듣기에 적당하지 않았다. 말이 오디오 전문 메이커이지 실제 블루투스 제조 회사들이 무늬만 오디오이지 그냥 저가 스피커 제조업체들이 대부분이다. 그런 업체에서 제조한 스피커들이 음량이 적으니 저음이 많아야 그럴싸 하게 들리게끔 했겠지만 내겐 음악 듣기가 너무 고역이다. 특히 보스의 소리는 끔찍하리만큼 싫어한다.

마침 샤오미의 블루투스 스피커를 인터넷에서 보게 되었는데 크기도 적당하고 디자인도 내 취향에다가 소리도 저음 성향이 아니라는 말에 급 관심을 갖고 알리에서 5월에 24불 정도에 구입했다. 국내에도 판매하는 곳들이 있던데 3만원대 중반 정도 한다. 한푼이라도 아껴본다고 알리에서 직접 구입했는데 배송기간이 거의 한달 걸려서 겨우 받았다. 헥헥

+ 요즘은 11번가나 위메프 같은 국내 오픈마켓에서 2만원대에 구입 가능하다고 한다. 좀 기다렸다가 국내에서 구입하는게 나을뻔했다. 국내 오픈마켓에서는 쿠폰도 적용되고 해서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테잎으로 칭칭 감아서 보내온 샤오미 신형 블루투스 스피커


박스에서 꺼내니 얇은 비닐에 박스가 담겨있다.

박스 앞면

박스 뒷면

박스를 개봉하니 설명서 달랑 한장과 본체가 전부이다.

크기가 휴대폰보다 약간 큰 크기에 아담한데다가 직사각형이라 완전 맘에 든다.

아랫면에는 미끄럼 방지와 거치를 위해 고무발이 달려있다. 책상위에 고무발이 없는 세로면으로 길게 세워서 음악을 들어보니 진동때문에 노래 소리에 맞춰 스피커가 조금씩 앞으로 움직인다. @.@

본체에 버튼은 이게 전부이다. 전원 버튼과 신호등, 충전 단자 .. 끝 =.+

AUX 나 시계나 심지어 볼륨 버튼도 없다. 볼륨도 기기에서 조절해야 한다. 근데 어차피 휴대폰이나 기기에서 노래 선택이나 음량 조절을 하니 버튼의 부재는 별로 신경쓰이진 않는다. 소리가 궁금할 뿐이지.

그리고 충전케이블은 안드로이드폰의 일반적인 충전케이블인 마이크로 5핀을 사용하면 된다. 제품 구입시에 케이블은 제공되지 않는다.

이제 소리를 들어볼까.

전원을 누르면 디리리링 띵 하면서 켜진다. -.-;


휴대폰은 블루투스 기기 검색해서 페어링하면 쉽게 연결할 수 있고, 컴퓨터의 사운드를 이용하려면 컴퓨터에 블루투스 장치가 있어야 한다. 컴퓨터에 장치가 없는 경우엔 블루투스 동글이를 이용해 컴퓨터와 연결하면 된다. 내 컴퓨터는 블루투스가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어 다행히 블투 스피커를 켜자마자 컴퓨터의 블루투스 목록에 Mi Bluetooth Speaker 라고 바로 뜨길래 연결해서 요즘 자주 듣던 노래들을 들어본다.

인디 여성 보컬곡들을 들어보니 확실히 다른 블루투스 스피커들에 비해 저음의 양이 많지는 않다. 그렇다고 아주 없지도 않고 그냥 내게는 적당하다. 붕붕거리지 않는 중고음 성향의 소리이다. 클래식 음악들도 듣기 편안하다. 아이맥의 기본 스피커와 소리가 많이 비슷하다. 아이맥의 소리도 좋아하는데 샤오미도 나에게 잘 맞는다. 하지만 보스나 JBL의 저음을 선호하는 이들에게는 별로 좋은 인상을 줄거 같진 않다. 이 가격에 단단한 저음이나 칼같은 해상도 같은걸 바라는건 도둑놈 심보이다. 싸고 좋은건 세상 어디에도 없다. 가격에 비해 훌륭하다는것 뿐이다!!

스피커를 들고 소스인 컴퓨터와 떨어진 옆방으로 이동해보았다. 멀어지면서 이동하니 약간 연결이 불안정하다. 음악이 가끔 끊겨 들린다. 개방된 공간에서는 좀 더 멀리까지도 끊김없이 들을 수 있는데 벽으로 막힌 공간으로 이동하면 5미터 이상에서는 정상적으로 듣기 어렵다. 블루투스의 한계인듯 하다. 그리고 밧데리가 거의 다 소모되면 빨간 신호와 함께 띠리띠리 경고음을 몇분에 한번씩 알려준다. 얼른 충전해야지!! 재생시간은 약 10시간 정도라고 한다. 실제로 재생 테스트해보니 스펙과 별로 다르지 않다. 그리고 충전중에도 음악을 들을 수 있다. 휴대용 배터리에 연결해 사용하면 오래도록 음악을 들을 수 있을거 같다.

이제 날씨도 여행하기에 좋은 날씨인데 여행을 떠나 한산한 어느 커다란 나무 그늘아래 누워서 음악을 들으며 파란 하늘을 바라보는 상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