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넌블론즈의 왓썹... 겉표지의 기차만으로도 음반을 알아낼 수 있을 정도로 너무 유명한 곡이다. 그 당시엔 거의 LP로 듣던 시절이라 내 기억속에 이 음반은 LP 형태로 존재한다. 이 음반의 곡을 듣고 있으면 이 음반이 한참 유행하던 내 추억속의 어느날이 저절로 떠오른다. 

1993년의 어느 겨울이었다. 시내의 술집이 모여 있는 유흥가와 패션 거리들 그리고 가는곳 어디에서나 이 노래를 흔하게 들을 수 있었다. 미스터투의 하얀겨울이란 노래도 한참 유행했고 음반도 구입했던 기억이 난다. 그날은 별로 특별한 날도 아니었고 무슨 특별한 일도 일어나지 않은 평범한 어느 하루였다. 그런데 왜 이 노래를 들으면 그 날이 생각날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첫눈이 온날이어서일까.. 

나는 그날 시내의 쟈뎅이란 커피숍에서 같이 알바를 하던 비슷한 또래의 동료들을 기다리던 중이었다. 쟈뎅 커피숍의 커피잔과 스푼들이 모던한 디자인의 제품이어서 내가 무척 좋아했고 분위기도 맘에 들어 자주 가던 커피숍이었다. 이 커피숍은 다른 커피숍들과는 좀 달랐다. 지금의 커피숍의 모습과 많이 비슷하다. 예전에는 일반적인 커피숍안의 모습은 오래전 다방의 모습과 비슷했다. 칸막이가 있고 소파에 기대어 쉬기도 하고.. 단체 미팅을 하기도 하고 음악 DJ가 선곡해주는 음악이야기를 듣기 위해 가기도 했다. 듣고 싶은 음악을 맘껏 들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이기도 했다. 모양도 다양했던 여러 커피숍들의 성냥을 종류별로 수집하기도 했다. 지금은 모두 사라져버렸지만..  

이 날 커피숍에서는 어느 순간쯤에 유행하던 이 노래가 흘러나왔다. 그 전에도 자주 들어서 익숙한 곡인데 그 날은 왠지 너무 좋게 들린다. 그리고 커피숍을 나왔을때는 눈이 한송이씩 내리고 있었다. 1993년의 첫눈이었다. 

그리고 이후의 기억은 아무것도 나지 않는다. 커피숍을 나와 어디로 향했는지 그날 무엇을 했는지.. 누굴 만났는지 조차 

아무런 의미도 없는 평범한 일상이었는데.. 그 날과 이 노래는 기억속에서 연관되어 잊혀지지 않는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