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써니와의 5개월


써니가 이곳에 처음 온건 지난해 11월 초이다. 춥고 눈이 많이 왔던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다. 이곳에서 생할한것도 5개월이 지나간다.

처음 이곳에 왔을때만 해도 써니는 겁이 잔뜩 들었고 잘 먹지 못해 몸 상태도 그리 좋지 않았는데 지금은 표정도 한결 좋아졌고 몸 상태도 좋다. 먹는걸 많이 가린다는걸 제외하면 아주 건강해 보인다.







밭에 풀어둘수 없어 꽤 긴 줄에 묶어 두었다.





지난달까지는 집 앞에 써니를 두었는데 동네 사람들이 지나갈때마다 짖어대는 통에 말들이 신경 쓰여 집 뒷편으로 집을 옮겼다. 써니가 더는 짖지 않는다.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곳으로 옮겨 갇히다 시피 하다 보니..

그래도 요즘엔 기온이 많이 올라 점심때 써니와 밭으로 산책을 가서 밭에서 한참을 같이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사람들이 다니지 않는 늦은 밤 시간에는 한시간 정도 써니와 산책을 한다. 최근에는 개가 사람을 무는 사고가 많다고 해서 항상 목줄을 하고 다니고 밭에서도 긴 줄로 묶어 둔다. 밭이라고 해도 풀어주면 내가 통제가 안된다. 내 곁에만 있으면 좋겠는데 그렇지 않고 혼자  돌아다니다 집으로 가버린다. 나를 놔둔채;; 다른 사람들에게 위험한 상황이 생길수도 있을거 같아서 계속 묶어둘 수 밖에 없다.

이래저래 써니에게는 힘든 겨울이었다.

써니는 원래 이곳에 오기전에 꽤 골치였다는 말을 들었다. 지금도 천방지축처럼 굴긴 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알아듣는것 같다. 요즘엔 완만해서 짖지도 않는다. 그래서인지 동네 어르신들이 개가 안보인다고 어디 갔냐고 묻고는 하신다. 가끔 써니를 새벽에 풀어 같이 산책을 나가기도 하는데 옆집 마당으로 간적이 있다. 옆집으로 들어간 후 심하게 혼낸 후로는 옆집 진입로쪽으로는 아예 안간다.


2. 다리를 다친 냥이


냥이도 큰 탈 없이 잘 지내고 있었는데 오늘 갑자기 이상해 보인다. 인기척이 나면 쪼르르 달려와서 밥달라고 야옹 야옹 하던 냥이가.. 갑자기 이불속에서 꼼짝도 하지 않는다. 냥이가 좋아하는 참치를 줘도 본척도 안한다. 이상하다. 이럴 냥이가 아닌데.. 낮에 바깥에서 놀다 상한 음식을 먹은건가 걱정이 되었다.

냥이의 몸을 여기저기 만져보다 왼쪽 뒷다리를 만지니 냥이가 소리를 내며 아파한다. 혹시 가시가 박힌건가 싶어 자세히 보아도 가시는 보이지 않는다. 걷게 해보니 다리 한쪽을 땅에 딛지 못하고 세발로 절뚝절뚝 걷는다. 다리를 삐었거나 다른 무엇에 물린 모양이다. 써니와 산책 가기전까지만 해도 멀쩡했는데 돌아와 보니 갑자기 아프니.. 원인을 알수가 없다. 일단 스프레이 파스를 아파하는 뒷다리 부분에 잔뜩 뿌려주고 지금 냥이는 이불속에서 자고 있다. 방안이 파스 냄새로 진동을 한다.

상한걸 먹어 배탈이 난게 아니라 그나마 다행이다.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지려나.. 써니와 냥이 모두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무도 없는 적막한 어둠속으로 써니와 나는 지금 산책하러 나가려고 한다. 하루 중 지금 이시간이 써니에게는 가장 행복한 시간일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