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친구들 3명과 제주도로 여름 여행을 다녀왔다. 제주도는 10년전쯤 가고는 오랫만에 가는 여행이다.

여수에서 배를 타고 제주도로 들어가기로 했다. 여행중 차를 렌트하지 않고 친구의 차 한대로 여수로 이동해서 배에 싣고 가져간 친구의 차를 제주도에서도 이용하기로 했다. 전기를 충전할 필요도 없고 하이브리드라 유류비도 그리 많이 안나온다고 해서...

배의 출발시간은 새벽 1시 40분이다. 아주 오래전 새벽기차로 여수 여행을 다녀왔던 기억이 난다.

친구들과는 전주에서 저녁에 만나서 저녁 식사를 간단하게 하고 다이소에 들러 배에서 사용할 목베개를 구입했다. 여수까지 한시간 반정도 차를 타고갔다. 차를 배에 실으려면 배 출항전 1시간 반 전에 도착해야 한다고 해서 전주에서 10시쯤 출발했다. 12시쯤 여수에 도착해서 승선권 발권을 하고 기다렸다가 배를 탔다. 우리말고도 배를 타려고 기다리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그리고 배는 예상했던것보다 훨씬 컸다.



여수 여객터미널 앞에서



배 탑승시간이 되기를 기다리는 중..



배의 실내는 엄청 크고 식당도 있고 책방, 오락실 등 여러 놀이 시설들도 있다.

새벽시간이라 우선 누울자리를 잡아야 하는데 객실은 너무 좁고 이미 사람들이 모두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아침까지 뜬눈으로 보낼 수도 없어서 긴 소파가 있는 복도에 자리를 잡았다.  그래도 긴 소파라도 앉으면 다행이다. 근데 에어컨 바람이 바로 아래로 불어와 춥다. 이미 여러번 배로 여행한 사람들인지 어떤 사람들은 얇은 담요와 바닥에 깔 돗자리를 준비한 여행객도 보였다. 돗자리와 담요가 이렇게 부러울 줄이야..

제주도에는 아침 8시가 다 되어서야 도착했다.

제주도에 도착해서는 제대로 잠을 못자서인지 헤롱헤롱한 상태로 우선 아침을 해결하기 위해 근처 제주동문시장에 가서 간단하게 국수를 먹었다. 아침이라서인지 시장안에는 그리 먹을만한 식당이 보이지 않기도 했고 간단히 먹으려고 하다보니 찾아 다니느라 더 힘들었다. 맛도 별로 없긴 했다.

아침을 먹고 해안가 해수욕장에 갔다가 잠시 발을 담그고 만장굴로 이동했다. 굴이 꽤 길다고 해서 궁금하기도 했고.. 너무 더워서 시원한 곳이 그리웠다. 굴안은 시원하긴 했지만 습도가 높아서 약간 끕끕한 느낌이 들었다.

점심은 명진전복이라는 곳이 유명하다고 하여 전복돌솥밥을 먹으러 갔다.

기다리는 사람도 많고 한참을 기다려서야 밥을 먹을 수 있었다.


명진전복에서 전복돌솥밥과 전복구이


유명한곳이어서인지 맛은 좋았다. 밥을 먹고 근처 바닷가를 거닐다 숙소로 돌아와 씻고 저녁을 먹으러... 

저녁은 갈치구이를 먹으러 ~~


제주어멍통갈치라는 곳인데 이곳도 꽤 유명한 곳인지 사람들이 많았다. 


저녁먹고 숙소에서 제주에서의 첫날을 보냈다.

두번째날은 우도를 가기로 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우도에 가는 배를 타러 고고싱~~


우도에 가는 배는 그리 크지 않았다. 우도에 도착하니 이동수단을 선택해야만 했다. 버스 혹은 스쿠터나 삼륜차 렌트...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이 너무 많아 스쿠터를 빌리려고 가격을 물어보니 스쿠터나 삼륜차의 경우 대여료가 너무 비쌌고 2시간이 기본인데 2시간에 우도 전체를 다니기엔 시간이 부족하고 추가되는 비용도 꽤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그냥 버스를 타기로 했다. 1인당 6,000원이면 정해진 장소에서 타고 환승할 수 있어서 그리 불편할거 같지는 않았다.


우도에서는 4~5군데 여행지를 들를 수 있게 되어 있어서 첫 여행지에서는 콩아이스크림을 먹고

중간에 점심으로 해물라면을 먹었다.



우도에서 해물깡패라면


새우가 너무 많아서 남길뻔...

해수욕장에서 잠시 시간을 보내다 마지막 배를 타고 우도를 나왔다.


우도를 나와 성산에 있는 새로운 숙소로 이동했다. 

점심을 라면을 먹어서인지 저녁은 제대로 먹기로 했다.


성산에서 고등어쌈밥

생선을 별로 안좋아해서 기대하지 않았는데 묵은지가 맛있어서 김치가 나중에는 모지라...

김치 추가는 안된단다. -.-;


성산에서의 숙소는 방이 너무 큰건 좋았는데 그래서인지 시원하지가 않았다.

친구들 모두 산을 오르는걸 좋아하지 않아서 성산일출봉 가는건 모두 만장일치로 반대... ㅋ


3번째날은 서귀포쪽으로 방향을 잡고 표선해수욕장으로 이동했다.

가는길에 아쿠아플래닛에 들러 물고기 구경을 했다. 좀 식상하긴 하지만 갈곳이 마땅치 않아서...

물고기 구경도 하고 물개와 돌고래 공연도 보고 .. 

아쿠아 플래닛을 나와 근처에서 점심은 전복보말칼국수를 먹었다.


칼국수 먹기전에 나온 전


전복보말칼국수


칼국수가 걸죽하니 좋앗다. 지금까지 거의 모든 식사에 전복이 빠진적이 없었다. 제주도의 상징이 전복인듯...


칼국수를 먹고 근처 까페에 빙수를 먹으러 갔더니 까페 2층에 족욕 하는곳이 있다고 해서 남자 4명이서 빙수를 먹으며 족욕을 1시간정도 했다. ㅎㅎ

 

팥빙수와 망고빙수


족욕을 하고 나와 투명배를 타는곳이 있다고 해서 쇠소깍이라는 곳에 갔다.

근데 오늘이 휴일인지 영업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근처에 갈곳을 찾다가 정방폭포를 가기로 했다.




폭포의 물보라가 멀리까지 날린다. 입은 옷 모두 젖고..


다음날 마라도를 가기위해 모슬포항 근처에 숙소를 잡았다. 숙소에서 옷을 갈아입고 저녁먹으로 고고싱~~

우리의 이번 여행은 먹으러 온 여행이다.


지금까지 계속 제주의 해산물 위주의 음식을 먹었는데 이번에는 흑돼지를 먹기로 했다.


큰돈가 - 흑돼지


친구의 아는분 추천으로 간 흑돼지 구이집이다.

꽤 유명한지 외국인들이 점령중이었다. 우리 주변이 모두 외국인... -.-;



흑돼지는 한근 단위로 판매한다. 반절은 삼겹살, 나머지 반절은 목살인듯 하다. 개인적으로는 목살은 별로였고 삼겹살이 좋았다. 삼겹살만 줬으면 했지만 선택할 수 있는게 아닌듯 하다. 그리고 메뉴 중 김치찌개를 추가로 시켰는데 김치찌개의 묵은지가 너무 맛있다. 안시켰으면 큰일날뻔..

4명이서 2근을 먹었다. 직원이 모두 구워주어서 먹기 바쁘다. 우리가 구워먹으면 식사하는데 시간이 더 걸렸을텐데 직원이 구워주니 한근을 금방 먹는다.


저녁을 먹고 너무 배가 불러 근처 까페에서 커피 한잔씩 사서 들고 바닷가를 산책했다. 

숙소로 돌아오는데 바람이 심상치 않다. 지금까지는 날씨가 너무 좋았는데 비가 한두방울 떨어진다.

다음날 마라도 여행을 갈 수 있을지 걱정이다.


4번째날

일어나 숙소에서 나오니 비가 쏟아진다. 배를 타고 섬에 가기는 어려울듯 하여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곳을 찾다가 피규어박물관을 가기로 했다.

피규어박물관을 나오니 비가 그쳐 마라도가는 배를 알아보니 풍랑으로 인해 오늘 하루종일 취소란다. 

다행히도 가파도를 가는 배는 있다고 해서 마라도는 포기하고 가파도를 가기로 했다.

가파도에 가기전에 어제 먹은 흑돼지가 생각나 점심을 흑돼지를 먹기로 했다. 흑돼지 1근과 김치찌개 2개를 시켜서 점심을 먹었다. 어제 먹고 오늘 또 와서 먹으니 직원이 우리를 알아본다. 김치찌개는 서비스란다. 나오면서 모두 반드시 또 오겠다는 립서비스 날린다.



점심을 먹고 가파도에 가는 배를 타러갔다. 비가 그치니 후덥지근하다.

가파도에 도착하자마자 비가 오기 시작한다.

원래 가파도는 자전거를 타고 일주하기 딱 좋은 거리라고 하는데 비가 오니 자전거 대여를 안한다고 한다. 비옷을 구입해서 걷기로 했다. 비옷을 입고 한 십여분 걷다 보니 비가 그쳤다. 비옷을 입고 있으니 땀이 주루룩 흐른다.

비옷을 벗어서 접어 가파도를 한바퀴 돌았다. 한바퀴 도는데 4Km 정도 되는듯 하다. 비가 와서인지 가파도내의 상점들은 문을 모두 닫았다. 더워도 뭘 사먹을 수 있는 곳이 없었다. 배를 타는 선착장에 와서야 겨우 시원한 음료를 사먹을 수 있었다.

그래도 비가 많이 오지 않아 다행이었다. 

가파도를 나와 저녁에는 제주항 근처에 숙소를 잡았다. 다음날 배를 타고 육지로 가야해서...


저녁은 근처 동문시장에서 여행 선물을 구입하고 시장의 음식들을 먹기로 했다.

저녁이 되니 시장에 사람이 엄청 많다. 먹는곳마다 사람들이 줄을 서있다. 

꼬치, 만두 등 메뉴 몇개는 기다려서 먹었는데 더워서 도저히 이렇게 기다려가면서 먹을수는 없을듯 해서 그냥 다른 식당에 가서 냉면을 먹기로 했다.

냉면을 파는 식당을 검색해서 찾아 다니는데 시간이 늦어서인지 문을 닫았거나 이미 망해서 없어진 가게들이다.

결국 10시가 넘어가는 시간이라 냉면은 포기하고 맥도날드에 들러 햄버거를 먹었다. -.-;;;

사실 시장에서 먹었던것만으로도 배가 불러서 냉면은 먹지 않아도 되었는데 ...


숙소로 돌아와 제주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5번째날이 밝았다. 오늘은 다시 배를 타고 육지로 가야한다.

배 시간은 4시이다. 이번에도 2시까지는 자동차를 먼저 배에 실어야 한다.

아침에 숙소를 나와 동문시장에 들러 갈치와 한라봉등 개인 선물들을 구입한 후에 

애월로 문어라면을 먹으러 갔다.

제주도에서의 마지막 식사이다.



한 그릇에 2인분인데 문어가 엄청 크다.

기다리는 사람도 엄청 많았다. 맛도 나쁘지 않긴 했지만 문어가 좀 질겨서.. 이가 안좋으면 먹기 힘들수도 있을듯 하다.


문어라면을 먹고 배를 타기위해 제주항으로 이동했다.

다시 육지로 가야한다. 

여수에는 밤 12시가 되어서야 도착했다. 뉴스를 들어보니 남부지방은 호우경보라고 한다. 여수에도 비가 한두방울 떨어지기 시작한다.

전주로 가는동안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폭우를 여러차례 만나야 했다. 전주에는 새벽 3시쯤 도착하여 친구들과 모두 헤어지고 각자의 차로 집으로 갔다.

나는 집에 4시가 넘어서 도착했다.


여행동안 나는 계속 먹기만 했다. 너무 잘 먹어서 먹은 기억밖에 안난다.

중간에 들렀던 여행지들은 아무 기억이 없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