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모님이 앞으로 살게될 김제의 집을 수리하느라 순창과 김제를 왔다갔다 하고 있다. 근데 김제의 집에는 겨우 잘만한 공간만 놔뒀고 가전제품도 하나도 없다. 전기 밥솥, 반찬 등 필요한 것들은 갈때마다 가져가야한다. 집에 안쓰는 김치냉장고가 있어서 이번에 싣고 가서 켜보았는데 오래되기도 했고 고장이 났는지 작동이 되지 않는다.

결국은 고장난 김치냉장고는 버려야했다. 그리고 집으로 다시 돌아가는 길에 전주의 사촌형의 가게에 잠시 들렀다.

사촌형은 전주에서 주방용품 중고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폐업한 식당이나 커피숍에서 가전제품들을 사들여 판다고 한다. 거기서 사용할만한 냉장고가 있을까 해서 갔다.

이제까지 부모님께 가게가 꽤 크다는 얘기를 듣기는 했지만 한번도 가보지 못했는데 이번에 가보니 별세상이다. 신기한 용품들이 엄청 많았다. 눈이 휘둥그레진다. @.@ 요즘 특히나 식당이나 커피숍들이 개업 후 금방 망하는 경우가 많아서 얼마 사용하지 않은 거의 새 제품들이었다.

구입하려고 했던 냉장고를 찾아봤는데 가정에서 쓸만한 냉장고는 없고 거의 업소용 냉장고들이다. 근데 한쪽에 냉장고 비슷한 게 보이길래 물어보니 김치냉장고라고 한다. 사연이 많은 김치 냉장고라고 한다. 혼수로 구입한 김치 냉장고라고 하는데 1년도 되지 않아 여자가 도망갔다고 ;;;

아버지도 이게 맘에 드나보다. 주변을 떠나지 못하고 계속 살펴보는걸 보면;;

결국 이 김치냉장고를 구입하기로 결정하고 저녁에 사촌형이 김제 집으로 가져왔다. 구입가격은 무려 30만원 ㅎㅎ

그동안 냉장고도 없어서 가져온 음식들과 물이며 모두 그냥 방치하고 두었는데 이제 김치냉장고가 생겼다. 시원한 물도 넣어두고.. 음식들도 이제 걱정없이 보관하고..

나도 이 김치냉장고가 너무 맘에 든다.

우리 아버지는 나보고 이 집에서 살으라고 한다. 켁;;

이 냉장고도 내가 제일 잘 써먹을꺼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