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8월 10일 나는 상수 허브랜드에 갔다. 그동안 농원들을 자주 가곤 했는데 허브랜드는 많이 실망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는지 모르겠지만 그 당시에는 관리가 전혀 되지 않은 버려진 듯한 느낌이었고 그 곳까지 가는 시간도 아깝고 돈도 아깝고 후회스러운 여행이었다.

실망한 허브랜드를 나와 뭐라도 이 여행의 갈증을 해소해줄 다른 장소가 필요했다. 이곳 저곳 검색하다가 마침 근처에 상당산성이 괜찮다는 말에 서둘러 그곳을 빠져나와 청주로 향했다.

청주를 전에도 벽화마을보러 몇번 와본적이 있긴 했는데 상당산성은 이때 처음 존재를 알았다.

입구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산성을 향해 걸어 올라갔다.

금방이라도 소나기가 올듯 흐린날이다.

인적도 많지 않아 조용히 산책하기에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높은 곳으로 올라가니 청주 시내가 아래로 펼쳐져 보인다.

천천히 걸으며 몸과 마음의 충전을 하고 산성을 한바퀴 돌아 다른쪽으로 내려왔다. 내려와보니 주변에 식당들이 눈에 많이 띈다.

간단한 산행이지만 어느 허름한 식당에서 지친 몸을 쉬고 배를 채운 후 걸어서 주차장까지 와야했다. 길을 잘 몰라서 약간 헤매긴 했지만 모르는 길을 찾아가는 것도 나름 여행의 묘미아닐까?...

멋진 보물이 있거나 눈이 휘둥그래해질만한 풍경이 있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시간이 흘러도 기억에 남은 기분이 좋아지는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