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사계 음반 관련 글을 썼는데.. 오늘 시디랙을 보다 보니 사계 음반이 하나 더 보인다. 사계 음반 중 가장 최근에 구입해서 깜빡한거 같다. 사계의 악보는 발견된 도서관에 따라 명칭이 다르다고 하며 흔히 알려져 있는 암스테르담 버전과 맨체스터 버전이 존재한다.

AVIE 에서 발매된 이 사계 음반은 맨체스터 판본의 연주이다. 사계는 모두 같은 연주라고 생각했는데 .. 악보가 다른 연주였다니..

AVIE 는 클래식 레이블의 떠오르는 샛별이다.

EMI, 필립스, DG, DECCA와 SONY 워너의 메이저 음반사들의 시대를 거쳐 아르모니아 문디, NAIVE, 채널 클래식스, 알파 등 마이너 레이블들이 각자의 영역을 넓히는 전국시대에 AVIE 역시 신생 레이블 답게 고음질의 녹음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곡들을 선곡하기도 하고 레퍼토리를 늘려가며 새로운 시도들을 하고 있다.

이 음반에서의 사계도 역시 다른 사계들과는 좀 다른 느낌이기도 하다. 같은 맨체스터 판본이라 하더라도 연주가 같지 않다. 이 음반은 사계 연주도 좋지만.. 사계외에 포함된 다른 협주곡들도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후보 선수가 대타로 나와 홈런을 친것 같이 굉장한 보너스 선물이 포함되어 있다. 바순 협주곡은 다른 음반에서도 들을 수 있긴 했지만 새로운 최근의 녹음들이 포함되어 있으니 얼마나 좋은일인가.

나는 비발디의 곡들을 전체적으로 좋아한다. 비발디의 바이올린 협주곡들이 많은 수를 차지하고 좋아하긴 하지만 몇곡 되지 않는 바순 협주곡 또한 좋아한다.

꽤 오래전에 어느 공연에서 비발디의 바순 곡을 들은 적이 있다. 왜소한 체구의 여성 연주자가 기다란 관 모양의 바순을 안고 연주하는 모습은 빠른 곡을 소화하기 위해 숨 쉴 틈도 없이 부는 모습이 힘겹게 보이기도 했다. 연주했던 비발디의 곡은 평소에 즐겨 듣는 곡이었지만 실제 공연장에서 듣던 느낌은 잘 녹음된 음반과는 또 다르다. 그리 유명한 연주자가 아니었음에도 너무 가슴벅찬 연주였다.


바순 협주곡 듣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