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타의 필요성

2017. 11. 7. 01:06

내가 처음 컴퓨터를 접한건 고등학교때 사촌의 집에 있던 286 XT 컴퓨터였다. 모니터는 컬러는 고사하고 흑백도 아닌 연두색의 화면이었다. 하드도 없었고 단지 5.25인치 플로피 디스켓만 사용 가능했다. 컴퓨터를 알지도 못했고 컴퓨터로 할 수 있는게 별로 없었다.

그 이후로는 기숙사 생활을 할때 옆방 대학생 형이 구입한 최신형 486 컴퓨터였다. 컬러 모니터에 게임들은 너무 신기했다.

군대를 다녀오고 복학하기 전 나는 친구들과 학교 전산실에 거의 살다시피 했다. 컴퓨터와 인터넷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는 곳은 학교뿐이었다.

컴퓨터와 전혀 관련이 없는 전공이었는데;

전산실의 컴퓨터는 486 컴퓨터와 586이라 불린 펜티엄이 섞여 있었다. 이 당시 운영 체제는 윈도우 3.1과 윈도우 95였다. 윈도우 95가 깔린 컴퓨터를 차지하기 위한 자리 다툼도 치열했다.

그곳에서 나와 친구가 처음 컴퓨터로 해본 것은 한영 타자 프로그램이었다. 서로 누가 빨리 치나 속도 경쟁을 하기도 하고... 그리고 타자 프로그램을 익힌 후로 한참 채팅에 빠지기도 했다.

친구와 타자 연습을 하면서 한글 뿐만 아니라 영문도 경쟁 대상이 되었다.

컴퓨터가 너무 갖고 싶어 복학하기 전까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컴퓨터 부품을 컴퓨터 상가에서 하나씩 구입해 직접 조립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드디어 나의 첫 컴퓨터를 갖게 되었다. 인터넷은 모뎀으로는 전화비용 감당이 되지 않을꺼 같아서 PC 통신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필요한 프로그램이나 파일은 학교 전산실을 이용해 디스크에 복사해서 집에 가져와 사용하곤 했다. 이마저도 복학하고 나서는 취업 준비로 많이 사용하지 못했다.

요즘은 대부분 기본적으로 영타를 하는지 모르겠지만 그 당시에는 영타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도 했다.

하지만 영타를 이 시기에 익혀둔 게 나중에 회사에서 업무를 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리고 지금도 유용할 때가 많다. 특히 블로그를 꾸미거나 본문의 글을 쓸때 조차 도움이 많이 된다.

지금 당장 필요하지 않더라도 익혀 두면 두고 두고 활용할 일이 생긴다. 모든것이 마찬가지일지도 ...



인터넷 타자 연습 사이트 소개가 보이길래 오랫만에 영타 연습 해봤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