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개 써니는 요즘 밭에서만 지낸다.

써니의 식사는 개집에 매달아 두고 사료를 주기도 하고 치킨이나 고기뼈들을 가져다 주기도 한다.

집에서 밭까지는 500미터 정도 떨어져있다. 매번 써니에게 밥주러 가는것도 만만한 일이 아니다. 비가 와도 더워도 어두워도 가야한다.

써니가 마을로 스스로 오는 일은 없다. 밭에 써니의 집을 가져다 놓아서인지 내가 그자리를 떠나더라도 따라오지 않는다.

한동안 써니의 친구가 함께 있었는데 얼마전 도망가버렸다. 써니가 먹을때 옆에서 다른개가 뺏어먹으려고 하니 화가 났는지 눕혀놓고 싸우려고 한적이 있는데 그 이후로 도망가서 오지 않고 있다. 그동안 돌보느라 신경을 많이 썼는데 도망가다니 섭섭하기도 하고 후련하기도 하다. ;;;



오늘도 써니의 밥을 가져다 주러 갔다. 차소리가 들리거나 걸어가더라도 나를 발견하기라도 하면 써니는 쪼르르 마중나온다.

치킨 남은것과 닭뼈들 그리고 사료를 주었더니 정신없이 먹어치운다.

물도 냉장고에 넣어둔 차가운 생수를 가져다가 주고는 한다. 우리도 함께 먹는 물이다. 물도 허겁지겁 햝아먹는다.


식사를 마치고 나서 써니의 몸을 쓰다듬어 주니 배를 까보이며 몸을 벌러덩 드러눕는다.

써니를 볼때마다 항상 진드기가 있는지 살펴본다. 진드기가 발견되면 바로 잡아 터쳐 죽인다. 봄과 초여름에는 직접 잡아서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그 수가 많아서 진드기 약을 해야 했는데 요즘은 진드기들도 더위를 먹었는지 많지는 않고 어쩌다 한두마리 발견되는 정도로 크게 줄어들었다. 가끔 귀 안쪽에서 진드기가 발견되기도 하는데 진드기가 귀 안에서 기어다니면서 피를 빨고 있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견디기 힘들까 싶다.

그러고는 잠시 뒤 써니는 배가 불러 잠이 오는지 스르륵 눈을 감는다.

써니가 편안해 보인다.





개목줄은 사용안한지 오래되서 녹이 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