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초에 처음 만난 강아지가 이제는 이곳에서 생활한지 4개월을 넘어가고 있다.

처음 이곳에 왔을때의 모습은 너무 몸이 마르고 겁이 많아 보였다. 몸에는 진드기들이 많았고 오랫동안 씻지 않아 냄새도 심했다.


꽤재재한 모습의 첫만남   

그날 바로 목욕을 시키고 방안에서 드라이기로 젖은 털을 말린 후 잠시 한눈을 팔고 있었는데 강아지가 이불위에 소변을 봐버렸다. -.-;;

강아지의 필요한 사료나 간식, 집, 배변판, 이발기 등을 인터넷으로 구입했고 지저분했던 털들을 짧게 잘라주었다.

강아지가 방안에서 지내는게 아니라서 틈만 나면 자주 산책을 나가서 배변을 시키고 있다. 처음에는 강아지가 생활하는 공간의 한켠에 배변을 하기도 하더니 요즘은 그런적은 거의 없다. 바깥에서 배변을 해결한다. 소변은 배변판에 하기는 하는데 조준이 영 시원치 않다.

강아지가 오고나서도 한참동안을 이름을 지어주지 않았었다. 아직 나도 강아지에게 마음을 열 준비가 되지 않아서였는지...

그리고 만난지 4달이 지난 얼마전에서야 강아지의 이름을 만들어주었다.

강아지의 이름은 삼 봉 이 이다.

삼봉이는 나의 예전 별명이다. 강아지의 모습이 예전 나의 모습같기도 하고 나의 별명이었던지라 더 사랑스럽게 부르고 싶어진다. 켁.. ㅎㅎ

삼봉이는 이제 이곳 생활에 어느정도 익숙해지고 적응도 했는지 모습도 밝아졌고 너무 잘 먹고 잘 싸고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 도리어 너무 잘 먹어서 걱정해야 할 정도이다.

이곳에서는 부모님이나 이웃 주민들과도 만나면 반가워하기도 하고 잘 지내고 있다.

다른 강아지들을 만날 기회가 많지 않은데 앞으로 그런 기회도 좀 만들려고 한다.

겨울이지만 햇살이 따뜻한 오후에는 삼봉이와 차안에서 낮잠을 자기도 한다.

차안이 좋은지 차문을 열면 먼저 훌쩍 뛰어올라 차안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고 앉는다.

차로 이동할때는 내 무릎에 와서 앉기도 하지만 다리를 계속 움직이다 보니 불편한지 금새 옆자리로 옮겨 가서 앉는다.

요즘 오후 늦게는 삼봉이와 함께 근처 휴양림에 몇차례 다녀왔다. 집 근처도 휴양림과 비슷한 환경이긴 하지만 차가 가끔 다녀서 조금 위험할 수 있어 편안하게 풀어두기엔 약간 염려가 된다. 휴양림은 겨울이라 아무도 다니지 않는 산속이고 저수지도 있고 산책하기에도 좋다. 게다가 이동하는 동안 잠시 차안의 히터로 몸을 뜨겁게 달구고 산책을 하는것도 좋다.

삼봉이가 오래오래 이곳에서 아프지 말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