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음반보다 컴퓨터를 활용한 음악감상하는 시간이 늘어나 DAC 에 관심이 많아졌다.

기존에 스텔로의 DA 100S 나 투애니의 TD-384 가 음악을 듣는데 크게 불편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그동안 여러 DAC을 사용하다 보니 다양한 입력이 장점도 되겠지만 사용하는 DAC 의 주요 입력은 USB 뿐이었다. 광입력이나 동축입력 등 다른 입력은 거의 사용할 일이 없었다. 음반은 대부분 CD 플레이어를 앰프와 직접 연결해 듣고 있다. 여러 DAC 을 연결해 보았지만 CD 플레이어 자체만 듣는것보다 나은 소리를 듣기 어려웠다. CD 플레이어는 현재 E-Sound CD-5E Signature 를 사용중이다. 그리고 블루투스 입력도 필요한 사람들에겐 요긴하긴 하지만 나는 블루투스를 이용해 음악을 들을일이 없어 필요가 없는 기능이다. 그래서 기존에 사용하던 DAC 은 모두 정리하고 제대로 만들어진 USB 전용 DAC 이 낫겠다 싶었다.



지금도 카시오페아의 스피커를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고 그동안 카시오페아의 소리 성향을 좋아하던 터라 카시오페아와 이노사운드에서 제작했다는 카푸치노 DAC과 메리디안, 노스스타, 코드, 에이프릴 DP1 등의 DAC도 요즘 워낙 뽐뿌넣는 사람들이 많아서 한번쯤 들어보고 싶기도 했다. 오디오의 유행이나 인기는 오래가지 않는다. 브랜드나 기능, 디자인으로 겉모습만 화려한 기러기 몇마리 날아와 뽐뿌만 잔뜩 넣고는 마지막에 남겨진 실소비자만 호구되는 기기들이 부지기수다. 워낙 평이 좋은 메리디안 디렉터와 카푸치노에서 잠시 고민을 하긴 했지만 발란스도 없고 10만원짜리도 안되어 보이는 모습을 한 디렉터 쓰느니 카푸치노가 내겐 더 잘 어울릴꺼 같아 카푸치노로 결정했다. 그리고 두 기기만 놓고 보면 중고 가격은 비슷할지 몰라도 두 제품이 동일 선상에 놓고 비교하기에는 비슷한 급은 아닌거 같다. 거품이 빠지고 나면 금방 정체가 탄로나는 제품들이 워낙 많으니.. 카푸치노가 요즘 중고 가격도 많이 저렴해지고 소리도 왠지 내가 좋아하는 성향의 소리를 들려줄꺼 같았다. 그리고 내품에 카푸치노가 들어왔다. 디자인도 너무 맘에 든다. ㅋㅋ


[카푸치노(Cappuccino)주요 제원]

  • 형식: USB DAC (USB 2.0)
  • 입력: 1 USB (XMOS칩 채용, 비동기 USB전송)
  • 출력: 1 XLR, 1 RCA
  • DAC Chipset: Wolfson WM8741 (Dual Mono)
  • 연결 가능 OS: Windows, Mac OSX, Linux(Voyage MPD포함)
  • 재생 가능 샘플링 레이트: 44.1, 48, 88.2, 96, 176.4, 192KHz & DSD 64
  • 무게: 2.4Kg (Net)
  • 크기: 228 X 228 X 40 (mm)
  • 전력소모량: 7 Watt
  • 가격: 135만원 (홈페이지 참조 -.-')



카푸치노의 전면

전면에 LED는 현재의 입력 음원의 샘플링 수치를 알려준다. 아직 빨간색과 녹색 신호의 의미를 헷갈려 알기쉽게 붙혀놓았다. -.-' PC에서 강제 업샘플링을 하면 적용된 샘플링으로 표시되기도 하는데 강제 업샘플링 기능은 끄고 사용하지 않고 있다. 괜히 업샘플링을 해서 원래의 소리에 변화를 주고 싶지는 않다. DSD 음원이 입력되면 양쪽에 녹색 LED 가 켜진다.(사진에서는 DSD 음원 재생중!!) LED 의 색과 위치로 입력 소스의 종류를 표시해준다. 숫자로 표시해주면 좀 더 고급스러울것도 같은데.. 아쉽지만 이거라도 있으니 다행히 구별하는데 어려움은 없다. 입력 샘플링은 192 Khz 까지 지원하며 출시초기에는 DSD 는 미지원하였으나 나중에 DSD 도 업그레이드로 지원하게 되었다. 이 제품은 DSD 버전이므로 DSD 재생이 가능하다. 하지만 DSD 음원은 구하기도 힘들고 괜찮은 연주가의 경우 DSD 로 음원 발매하는 경우도 거의 없고.. 내가 원하는 음악은 거의 전무하다시피해서 DSD 유무가 큰 의미는 없기는 하다. DSD 기기의 보급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현재 DSD 가 지원하지 않는 기기를 무시하고 DSD 음질의 우위에 대해 떠드는 많은 사용자들의 호들갑에 비해 음원의 수는 너무 빈곤하다. SACD 로 음반을 발매했다고 해서 DSD로 음원을 제공하지는 않고 대부분은 24/192 정도로 판매하고 있다. DSD 가 좋다는건 누구나 알지만 현재 분위기로는 DSD 도 결국 시간이 지나면 다른 오디오 포맷의 유행처럼 반짝이다가 사라질 운명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카푸치노의 뒷면

언발란스(RCA) & 발란스(XLR) 출력 단자 그리고 USB 입력단자 전원 입력부순으로 배치되어 있다. 알고 구입하긴 했지만 입력은 USB 만 지원한다. (난 한놈만 팬다!!!) 중고 가격이 낮은 이유가 아무래도 입력이 USB 한가지라 인기가 별로 없어서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리고 나는 발란스 출력이 없는 기기는 별로 신뢰하지 않는다. 아주 기본이라 생각하는데 .. 저가의 기기들 대부분은 발란스 출력이 되지 않는다. 발란스 단자가 있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덱이라고 할 수도 없긴 하다. -.-; 추가로 아답터 형식의 전원 입력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왠지 원가 절감한 기분이 들어서 .. 싸구려 느낌이 든다. 또 하나.. 언발란스 단자인 RCA의 단자 재질을 보면 싸구려와 고급이 큰 차이가 난다. 난 남들이 이러쿵 저러쿵 말도 안되는 개인적인 청음 소감 뽐뿌보다는 사용된 부속품의 선택을 더 높게 본다. 물량 투입된 부속 하나하나의 품질만으로도 그 제품에 대한 급을 예상할 수 있기도 하다. 기기에 쏟아 부은 정성이 보이기도 하고.. 물론 고급 부속품을 쓰고도 성능을 못내는 경우도 있긴 하다. 하지만 제대로 된 부속을 쓰지도 않고 좋은 성능을 내길 바라는건 요행을 바래는 놀부 심뽀일뿐이다.



카푸치노의 아랫면

카푸치노 DAC 으로 변경한 후 그동안 즐겨듣던 여러 음악들을 들어본다. 피아노가 포함된 클래식 음악들을 들어보니 확실히 이전에 사용했던 DAC 들에 비해 무게감이 느껴진다. 고역의 해상도만 높아 쏘아대던 기존의 DAC 들과는 달리 날리지 않고 중저역이 고급스러워지고 묵직한 느낌이다. 디지털스럽지 않고 음악을 음악답게 들려준다.

스피커에서 느꼈던 카시오페아의 소리가 카푸치노 DAC 의 성향에서도 그대로 녹아 있는듯 하다. 카시오페아 알파도 피아노 소리는 정말 맘에 들었는데 피아노 소리가 계속 듣고 싶어진다.

바이올린 소리도 들어본다. 닝펑의 헬로 파가니니 음반에 수록된 곡들을 들어보니 바이올린 소리에서도 무거운 느낌이 든다. 가볍지 않고.. 고음이 강조된 경우 금방 피곤해지고 듣기 싫어지는데 카푸치노로는 오랫동안 바이올린 소리를 들어도 몰입할 수 있을꺼 같다.

이번엔 르네플레밍의 목소리를 들어본다. 르네플레밍의 Sacred Songs 에 수록된 아베마리아, Panis Angelicas, Laudate Dominum...

성악 음악들을 듣다 보니 이 카푸치노 DAC 이 메조소프라노와 많이 유사한 느낌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묵직하고 소프라노 만큼은 아니지만 고음역도 어느정도 소화하고!!

다음에 락음악 다른 장르의 음악들도 좀 더 들어봐야겠다.

다양한 기능을 가진 더 고가의 DAC 들도 많지만 이 정도면 현재의 나의 오디오에 딱 적당한 기기인거 같아 너무 맘에 든다. 기존의 DAC 은 정리해야하는데 왜 이리 귀찮을까.. 구입할때는 만사 제쳐놓고 달려가면서..



현재 카푸치노 DAC 이 연결되어 있는 PC-FI 오디오이다.

  • 입력소스 : 아이맥
  • DAC : 카푸치노 DAC
  • 프리 앰프 : 클라세 CP-35
  • 파워 앰프 : 클라세 CA-70
  • 스피커 : 카시오페아 알파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