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3학년때 시골에 살던 나는 도시로 전학을 했고 집을 떠나 혼자 지냈다. 생전 처음 하숙이라는걸 했고 재수를 하던 어느 형과 한방에서 함께 살기 시작했다. 고등학교에 입학하고는 하숙집을 떠나 또래의 2명의 친구와 자취 생활이 시작되었다.

불어를 제2외국어로 배우는 학교에 다니던 친구가 엘자를 좋아해 테잎을 구입해서 밤에 종종 틀어 놓고는 했다.(우리학교는 독일어를 제2외국어로 배웠다.) 나도 그녀의 목소리를 덕분에 주구장창 들었다.

시간이 흘러 음반 수집을 취미로 즐기게 되었고 중고음반점을 갈때면 항상 E 로 시작되는 음반장을 살펴본다.

그러나 그자리엔 엘자는 항상 없다.

황학동 중고음반가게에서 엘자의 음반을 발견했지만 가격이 터무니 없이 비싸 맘을 접었다.

2013년 12월 어느 토요일 용산에서 오디오쇼가 있어서 다녀왔다.

길에는 눈발이 조금씩 날리는 추운 날이었는데 갈까말까 무쟈게 망설이다 길을 나섰다.

오디오쇼에서는 오디오 구경보다 나는 그곳에서 들른 중고음반점에서 횡재를 몇가지 했다.

바로 사진의 엘자 1집과 3집이다.

그동안 구하려 몇년을 눈씻고 찾아봐도 못구하던 음반인데 그날간 음반점에 두 음반이 내 눈에 띈것이다..

집에 돌아와 그동안 한없이 그리워한 엘자의 음반을 들었다.

역시 나도 그동안 나이를 많이 먹었나보다. 어린시절의 감동은 지금은 오질 않지만 고등학교 학업에 지친 날들 음악으로 힐링하던 시절들이 떠오른다.

고등학교 3년을 한 방에서 지냈던 그 친구들은 잘 지내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