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부터 써니가 있는 밭에 유기견 한마리가 어슬렁거린다.

계속 써니 주위를 맴도는걸 보면 써니가 암컷이라 숫컷 개인듯 하다.

처음 봤을때는 진드기가 개의 온몸에 득실 득실하고 눈꼽도 많이 끼는게 병에 걸린듯 상태가 좋지 않았다.

나이도 많이 먹었는지 조금만 움직여도 힘겨워 숨을 헐떡대는데 이제 한살밖에 안된 써니의 곁에서 떠나지 않는걸 보면... 애정 본능은 개에게도 어쩔 수 없나보다.


지난 주 진드기 약을 개의 몸에 몽땅 뿌려주고 너무 더워보여 개의 털을 꼬리와 머리부분만 남기고 모두 잘라주었다. 털을 잘라내는 중에 놀라기는 하지만 다행히 많이 반항하거나 하진 않았다.

몇일전에는 집에 데려와 목욕도 두번이나 해주었다. 목욕시킨 화장실은 청소를 해도 개 냄새가 진동을 한다. -.-;



개의 눈꼽을 볼때마다 물로 씻겨 떼어내 주었는데 몇일이 지나도 눈꼽이 계속 생긴다. 일반적인 눈꼽이 아니라 눈병이 걸렸거나 어딘가 많이 아픈듯 하다. 어머니께서 쓰시던 안약을 가져다가 목욕 후 개의 눈에 문질러 주었다. 하루가 지나니 다행히 눈 상태도 전보다는 나아지는듯 하다.



처음 몇일은 데려온 개를 묶어 두었다가 요즘엔 두마리 개를 모두 밭에 풀어둔다. 낮에는 더운지 근처 나무 그늘에서 쉬다가 내가 가면 두마리가 풀숲에서 쪼르르 달려나온다. 밥주러 온줄 아는듯 하다. 써니는 혼자가 아니라서 전보다는 활기차 보인다.

개가 두마리가 되니 해야할 일도 많이 늘었다. 밥도 두배로 주어야 하고 목욕시켜야 하고 진드기 잡아줘야 하고 ..

써니 혼자서도 고라니를 잘 쫓아내지만 요즘엔 밭 근처에서 고라니는 더는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