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말에 이사를 오고나서 이곳에서의 농사는 처음이다.

집의 뒷편에 텃밭과 집옆에 있는 밭이 전부라 농사를 할 땅이 그리 크지는 않다. 집앞에 밭은 지난해 논으로 사용했었는데 원래 밭으로 등록되어 있어 다시 밭으로 사용하기 위해 근처에 살고 계신 큰아버지 땅의 흙이 있다고 해서 덤프트럭으로 실어나르고 큰아버지의 트랙터로 흙을 펼쳐 밭의 모양을 갖추었다.

트랙터가 평소에 다닐수 있도록 트럭에 자갈을 실어날라 집과 밭 경계부분에 밭으로 향하는 경사로를 만드는 중이다.

트랙터로 흙을 펼친 후 로타리도 하고 고랑도 만들어주셨다.

올해는 봄에 거의 비가 오지 않았다. 로타리를 하고 바로 고구마를 심으려고 계획했는데 비가 안오니 심을 수도 없고 땅은 말라가고 있었다. 마냥 기다릴수가 없어 비가 안오지만 수돗물을 이용해서라도 고구마를 심을 수 밖에 없었다. 먼저 두렁에 물을 흠뻑 뿌리고 비닐을 덮고 고구마를 심었다.

고구마를 심고 난 후에도 계속 비가 오지 않았다. 땅은 타들어가고 고구마는 말라가서 저녁에는 매일 물을 주는게 일이었다.

물을 열심히 뿌리는 정성을 기특하게 여겼는지 다행히 고구마는 많이 죽지 않았다.

고구마가 어느정도 자리를 잡힐 즈음 밭의 나머지 공간에 들깨를 심었다. 사실 들깨는 아무데나 심어도 잘 나는 터라 이런 밭에 심는게 왠지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근데 올해는 괜히 손이 많이 가는 농사보다는 좀 덜 힘들고 신경이 덜 쓰이는 작물을 하는게 한편으로는 나을듯 하기도 하다.

요즘 밭의 모습이다. 고구마가 울창?하게 자랐고 들깨도 잎을 따먹을 수 있을 만큼 무성해졌다. 풀도 너무 많이 자라서 베어주고 정리해야할것 같다.

집 뒷편의 텃밭에는 오이, 호박, 가지, 고추, 파 등 여러가지 채소들을 심었고 요즘 식탁을 가득 채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