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전 아버지께서 마당의 장독을 모두 처분해 달라고 전화를 하셨다. 나는 사실 커다란 장독이 집에 공간을 잡아먹고 있는게 마음에 들지 않아 하던참이다.
장독을 잘 사용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방치 수준이고 아버지는 이런 오래된 물건들을 어디에선가 가져와 모아놓고는 해서 매번 나는 잔소리만 한다. 나도 잔소리 하고 싶지 않은데 어디 버려진 고물 같은 것들을 가져와서 관리도 안하면서 방치하다가 쓰지도 못하고 버려지고는 한다.
저녁부터 장마비가 시작된다고 하여 옹벽 만드느라 정신없는 와중에 장독 처분 명령에 너무 기뻐 다음날 아침 바로 사진을 찍어서 당근에 올렸다. 당근에 올리고 나서 보니 금간것도 있고 뚜껑이 없거나 맞지 않는것도 있고 엉망진창이다. 어떤 장독에는 사용하지 않은 세제와 식용유가 비닐채로 담겨 있기도 했다. 횡재!!
어떤 장독에는 오래된 고추장이 그대로 남아있어 퍼내고 씻느라 냄새가 진동한다.
당근에 개당 5천원에 판매글을 올리자 마자 구입하겠다는 글이 쏟아졌다. -_-;; 팔리지 않으면 모두 깨서 마당에 묻으려고 했는데 .. 예상이 빗나갔다.
가장 먼저 구입하기로 한분이 바로와서 큰 장독들은 구입해갔고 나머지 작은것은 따로 당근에 개당 3천원 올렸더니 또 당근에서 불이난다.
두번째 구입자는 고맙게도 나머지 모두를 가지고 갔다.
장독을 모두 처분하니 속이 다 시원하다.
앞으로는 제발 사용하지 않을 고물들을 어디서 안주워왔으면 좋겠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