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스피커인 '차리오'의 스피커 시연회를 참석할 기회가 생겨 지난 금요일 저녁 다녀왔다. 이제까지 '차리오'의 스피커를 직접 소유해본적은 없다. 하지만 오디오 장터에서 가끔 이탈리아 장인의 디자인이라며 판매되던 구형 제품을 본적이 있다. 원목 느낌의 꽤 단단하고 두꺼운 인클로저와 디자인도 평범하진 않고 개성있는 느낌이 강한 디자인이었다. 이탈리아 장인의 손길이 느껴진다는 차리오 스피커에 대한 궁금함이 항상 있어왔다. 그래서인지 차리오라는 스피커 브랜드의 신제품 런칭행사인 이번 시연회를 손꼽아 기다려왔다. 

시연회는 청담동의 디자인앤오디오의 청음실에서 진행되었다. 청음실이 음악 감상에 꽤나 신경써서 만든거 같은 인상이 들었다. 차리오 스피커보다 뒤에 모셔져 있던 카르마가 더 눈에 띄긴 했다. 지난 오디오쇼에서 크렐 앰프와 조합하여 인상깊게 들었던 기억이 나서..

조금 일찍 도착해 스피커의 소개 시간전 몇곡을 들을 수 있었다. 가장 작은 스피커인 '떼르자(TERZA)' 와 '드비알레'와 연결된 상태였는데 주로 재즈 보컬곡을 들려주었다. 오디오 시연장에서는 가장 선호되는 장르인듯하다. =.+'' 고음 위주의 스피커라는 생각이 들었다. 재즈를 듣기에는 나쁘지 않게 들렸다. 청음했던 곡중에 'I Only Want To Be With You' 를 재즈로 부른 곡이 있었는데 노래가 좋더군.. =.+' 누가 부른 버전인지는 잘 모르겠고 이제 시간이 흘러 곡의 느낌을 되짚어 찾아보았으나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Shelby Lynne의 노래가 아니었을까 짐작만 한다.

Shelby Lynne - I Only Want To Be With You 듣기

개인적인 생각인데.. 청음회에 여성 재즈 보컬은 이제 안들었으면 좋겠다. 여성 재즈 보컬 이쁘게 못내는 스피커가 어디있다고 맨날 주구장창 틀어대는지.. 

시연회가 시작되고 차리오의 CEO 가 직접 나와 이번에 국내 판매 예정인 차리오의 스피커에 대한 소개를 했다. 스피커의 외형부터 내부의 모습을 공개하고 스피커의 특징과 각 스피커의 기능을 설명했다. 기존의 차리오의 디자인과는 달리 평범해 보이는 직사각형 모양의 외형을 지녔고 인클로저는 MDF 가 아닌 HDF ? 인가를 사용했다고 하는데 싼티나 보이지는 않았다. 단순무식한 오디오의 인클로저라기 보다는 고급 가구 느낌이 들도록 만든거 같다.  

차리오의 이번 출시하는 스피커들은 스피커 유닛이 일반적인 스피커의 2Way 방식과는 좀 다르다. 앞쪽을 향한 트위터와 우퍼 유닛이 각각 하나씩 있고 뒤쪽에 2개의 트위터가 추가로 구성되어 있다. 뒷쪽의 트위터는 뒷쪽면을 반사해 앞쪽의 청취자에게 전달되어 최상의 음상을 만든다는 설명이었다. 트위터가 약간 크기가 작은것도, 고음이 강조되어 들린것도 트위터의 수가 3개이니 청음시 서라운드 느낌이 이해가 되었다. 유닛은 이 스피커를 위해 특주제작하였다고 한다. 

다른 크기의 스피커들도 한번씩 번갈아 같은 곡으로 청취 기회를 가졌다. 약간 저음이 늘어난것 외에는 유닛이 모두 같아서인지 소리 성향은 비슷했다. 가격은 가장 작은 모델부터 70만원, 90만원, 100만원, 130만원 정도라고 했다. 가격을 생각하면 재즈 보컬에서는 어느정도 하이파이적인 음향을 들려준다. 고음이나 저음의 질감이 별로 느껴지지 않아 좀 아쉽긴 하지만 이 정도 금액의 제품에게 너무 큰 바램이지. 다른 장르의 음악들도 몇곡 청취했는데 대편성이나 피아노 곡들에서는 힘겨워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나중에 앰프를 드비알레에서 차리오의 아직 미출시된 소형 앰프로 변경해 듣기도 했는데 드비알레보다는 훨씬 하다는 생각을 했다. 스피커의 성능을 제대로 내주지 못하는 느낌? 이 들었다. 소스도 블루투스로 변경되었고, 앰프도 가격차이가 꽤 크니..  

이번 차리오의 스피커를 보니 영국의 '루악' 이란 스피커의 행보와 비슷하게 보인다. 전 세계적으로 많이 축소된 고가의 하이파이 시장보다는 일반 가정의 고객을 타겟으로 오디오와 AV 시장을 겨냥한 제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격도 저렴해지고 디자인도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기에 모던스럽고.. 요즘의 어떤 가정에서도 잘 어울릴거 같다. 디자인을 중시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훌륭한 소리를 들려주는 오디오를 즐기고 싶다면 차리오의 이번 스피커들이 꽤나 매력적인 선택이 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