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집 근처 강변에 바람쐬러 나갔다가 길에 날개 부위에 큰 상처때문에 날지 못하는 나비를 발견했다.

자세히 보니 모시나비이다. 모시나비는 봄에만 주로 활동하는 나비인데 학창시절에 보고는 오랫만에 보았다. 모시나비중에는 날개 양 끝에 빨간 점이 있는 붉은점 모시나비가 희귀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붉은점 모시나비는 나도 20년전 본 이후로 본적이 없다. 20년전에도 보기 힘들다고 했는데 지금은 멸종되었을지도 모르겠다.

한창 20대의 시기에는 나비 채집하는것이 너무 재미있어서 매일 산으로 들로 채집망을 들고 다니곤 했다. 무주의 어느 산속에서 몇일에 걸쳐 기다렸다가 얼떨결에 휘두른 채집망으로 엄청 빠른 속도로 날아다녀 잡기 힘들다는 대왕나비 암컷을 잡고는 너무 짜릿했던 경험을 하기도 했다. 대왕나비 숫컷은 꽤 흔하게 볼 수 있었는데 암컷을 실제 보기는 그때가 처음이었다. 처음 그 나비를 보았을때 나는 우리나라에 한번도 발견되지 않은 새로운 종의 나비를 내가 잡은줄 알고 너무 좋아했는데.. 아쉽게도 내 기대와 예상을 빗나갔다. 대왕나비의 암컷과 수컷은 생김새도 크기도 다르다. 수컷에 비해 암컷이 훨씬 크고 화려하다. 전혀 다른 나비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정도로 다르다.

요즘엔 나비 사진을 찍은 여러 블로그를 보면 본인들은 나름 힘들었겠지만 먹이를 이용하여 나비를 유인해 사진을 찍는듯 하다. 그런데 자연스럽지 않은 너무 인위적인 사진들 같아서 보기 불편해 보이기도 한다. 동물원의 우리속 동물들 사진 같다. 여하튼 나비가 좋아하는 먹이로 나비를 유인해 사진을 찍는 지금은 너무 편리하고 좋아진 세상이다.